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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의 아키텍처(Architecture of Participation)"는 팀 오라일리가 2003년 경부터 사용한 용어입니다. 한글 용어를 "참여의 '아키텍처'"라고 한 이유는, "참여의 '구조'" 라고 하게 되면, 팀이 애초에 의도한 바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파악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여의 아키텍처" 는 쉬운 단어의 조합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오용되기 쉽습니다.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드는, 또는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단순히 이해해 버리면 사람들이란 누구인지, 개발자인지, 사용자인지. 참여한다고 하면, 단순히 덧글을 다는 정도인지, (SETI@home 처럼) 리소스를 내어 주는 건지. 또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게 하는 건지. 아키텍처 즉 구조 내지는 구성이라고 하면 또 무얼 말하는 건지. 오픈소스와는 어떻게 다른 건지. 여러가지 질문이 생기게 됩니다. 더욱이,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문맥으로 생각해 보면 더 많은 의문이 떠오릅니다.

팀은 자신이 처음 쓰기는 했지만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에 대해서 명확하고(crystal-clear)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한 개념화를 아직 이루어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개념화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팀은 생각을 끝까지 끌고나가 정확하고 견고하게 규정하는 것보다, 세상의 흐름과 특이한 현상을 포착하여 사람들에게 잘 어필하는(catchy한) 용어로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는데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디어 회사의 대표답습니다. (사실 개념과 제반사항의 정리는 업계가 아닌 학계에 있는 사람의 몫일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인터넷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다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위키피디어의 정의

위키피디아에서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을 찾아보면,

"The phrase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describes the nature of systems that are designed for user contribution, such as open source and Wikipedia itself. It was coined by Tim O'Reilly, who described it at length in a 2003 speech and later in several of his online writings.

The phrase has come to define one of the key elements of what's been called Web 2.0, which describes the collection of companies, technologies and projects that are designed around the culture and economics of openness."
라고 써 있습니다. 실망스럽게도 현재까지 위의 내용이 위키에서 찾을 수 있는 설명의 전부 입니다. 게다가 "사용자의 공헌을 위해 디자인된 시스템이 가지는 본질적인 속성(describes the nature of systems that are designed for user contribution)" 이란 말은 팀의  "The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에 나오는 말을 그대로 베낀 것입니다. (아마 팀이 위키피디어에 올린 것일지도...)

사용자의 공헌(user contribution)을 위해 디자인된 시스템의 본질적인 속성(nature)이라... 의미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공헌한다는 건지, 본질적인 속성(Nature)이란 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더해서 그것의 예로 든 오픈 소스나 위키피디아는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한 예 중 일부일 뿐 입니다. (추후에 설명합니다.) "참여의 아키텍처"의 개념은 이것들을 넘어 섭니다.

아마 "본질적인"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자의 참여"나 "오픈소스 어프로치"라는 말을 버리고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이라고 썼나 봅니다.
팀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런 용어를 생각해 내게 되었나를 추적해 보면 더 이해가 깊어질 것 같습니다.


용어의 기원과 변천

사실 오픈소스, 특히 Perl에 깊이 관여해 있던 팀은 오래 전부터 "참여"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1999년의 "Open Source: Voices from the Open Source Revolution"에 발표된 그의 아티클  "Hardware, Software and Infoware"를 보면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의 참여의 중요성 (즉, 오픈소스 운동) 뿐 아니라, 인터넷 시대에서의 오픈소스 어프로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참여" 그 자체에만 의미를 두었고, 특히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참여(Volunteerism)가 중요한 명제 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리누스 토발즈와 98년 했던 인터뷰에서 아키텍처라는 말이 대두되게 됩니다.



즉,

"소스코드보다 아키텍처가 더 중요하다.",
"내가 리눅스를 가지고 했던 것을 윈도우즈를 가지고는 못할 것이다. 심지어 나한테 (윈도우즈의) 소스코드를 다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왜냐하면 (윈도우즈의) 아키텍처가 (내가 리눅스로 했던 일을 하도록) 지원하지 않으니까."

이말이 팀의 머리를 때렸습니다. 아키텍처가 소소코드의 공개보다 더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키텍처" 라는 말이 구조/설계라는 사전적 의미에 더하여, "내재되어 있는" 또는 "구조에 녹아 들어 있는" 이라는 속성의 의미가 팀에게 점점 더 부각된 것 같습니다. 팀은 점차로 "오픈소스 어프로치"가 중요하다 거나, "개발자와 사용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라고 말하지 않고, "참여의 아키텍쳐"가 중요하다 라고 쓰기 시작합니다.

또 한가지, 팀의 생각에 영향을 준 것은 댄 브릭클린(Dan Bricklin) 이었습니다.
그는 2001년 2월 팀이 주최한 P2P 컨퍼런스에서 "거대한 DB를 만드는 데는 세 가지의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야후처럼 사람을 고용해서 그 일을 맡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오픈 디렉토리 프로젝트나 위키피디어 처럼 자원 봉사자(volunteeer)가 그 일을 하게 하는 것으로, 이것은 오픈소스 진영에서 영향을 받은 어프로치이다. 냅스터는 그 세 번째 방법을 보여준다. 사용자들이 내려받은 음악을 자동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게 만들어 거대한 음악 DB를 자연스럽게 구축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듣고 팀은 오픈소스 진영의 성공도 자발적 참여(volunteerism) 자체 보다 참여가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할 수 있는 구조적인 부분(architectural insights)의 영향이 더 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즉, "리눅스, 인터넷, 월드와이드웹의 '아키텍처'의 디자인이 애당초 사용자들이 자신의 흥미/이득(interest)을 위해 수행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활동의 부산물(byproduct)이 자동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라고 보게 됩니다. (이런 시각으로 오픈 소스를 바라보면, 매우 철학적으로 들리게 됩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익숙하지요) 다시 말해서, "이런 기술들은 그 시스템이 애초에 디자인된 방향이 이베이나 냅스터의 네트워크 효과와 어느 정도 비슷한 특징을 가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 6월 팀은 "Open Source Paradigm Shift" 라는 글에서 "참여의 아키텍처"에 대해 따로 섹션을 할애하여 자신이 제안한 용어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설명을 시도합니다.("Open Source Paradigm Shift"는 웹 2.0의 개념화의 진행 초반에 쓰여진 글로 웹 2.0에 대한 팀의 초기 생각과 그 진화를 전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 그리고, 이후 해당 부분만 떼어서 "The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라는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립니다. 하지만, 그의 스타일대로 명확한 정의보다는 두리뭉실한 자신의 생각의 흐름과 몇가지 예시를 통해서만 주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치 웹 2.0에 대한 설명처럼^^) 여하간 그 안에서, 오픈소스에서 언급된 "참여의 아키텍처"에 사용했던 "참여자"의 개념을 개발자에서 사용자까지 확장시키고, "아키텍처" 의 개념도 컴퓨터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서, 더 일반적이고 비즈니스적인 의미로 넓혀서 설명합니다. 동시에, 한 두가지 기능의 존재 여부가 아닌, "구조상에 내재된" 의 의미를 더욱 강조합니다.

또 팀은 2004년 10월 1차 웹 2.0 컨퍼런스의 마지막 날 "참여의 아키텍처"라는 제목으로 공개 대화 세션을 마련하여 사람들과 논의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패널이나 청중이 아직 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자기가 이해하는 대로 짐작하고 말하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대화가 많이 떠돕니다.

또한, 2005년 6월 열린 Where 2.0 컨퍼런스에서도 "참여의 아키텍처"라는 제목으로 야후의 폴 레빈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도록 부탁합니다. 하지만, 그도 역시 아키텍처라는 면보다 기능이라는 면에 더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 하여 팀의 생각이 잘 전달되지 못했음을 알게 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팀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키텍처"라는 개념, 즉 "참여하는 아키텍처"나 "참여를 불러오기 위한 아키텍처"가 아니라 P2P와 같이 사람들의 일상적인 사용이 전체 시스템의 가치를 증가시키게 되는 메트칼프의 법칙과 같은 것이 구현되도록 하는 "아.키.텍.처."의 개념인 것 같습니다. 물론 팀과 자주 이야기 하는 존 바텔이나 데일 도허티는 이해할 수 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사람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은 세상에 명확히 자신의 생각을 글로서 전달하지 못한 팀의 잘못도 크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말이 너무 쉬워서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팀은 2005년 2차 웹 2.0 컨퍼런스에서부터는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대신 "Harnessing Collective Intelligence"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념도 조금 더 진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참여의 아키텍처란...

사용자의 공헌을 위해 디자인된 시스템이 가지는 본질적인 속성입니다. ^^
(죄송합니다. 꾸벅)

너무 긴 글은 역시 블로그 포스트에는 잘 안맞나 봅니다. 여기까지 쓰고 제가 읽어보아도 너무 장황하군요.
그래서 따로 문서를 준비 했습니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참여의 아키텍처" PDF 보기]
웹 2.0  |  2006/04/08 06:22
웹 2.0 애플리케이션의 3번째 카테고리 입니다. (두 번째 카테고리 보기)

creating network effects through an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이번엔 좀 짧군요) 해석하면,

"참여의 아키텍처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웹이라는 플랫폼에 내재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다 입니다.

위의 설명에는 두 가지 개념이 들어 있습니다. "참여의 아키텍처"와 "네트워크 효과". 각각의 자세한 의미는 여기, 여기에 따로 적었습니다. 쉬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용어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쉽고, 그 만큼 오용의 가능성이 높은 용어들 입니다. 자세히 설명해 둔 포스트들을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여기서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이것이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 보겠습니다.

얼핏 위의 정의에서 "참여"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웹 2.0을 떠올려 보면, 웹 2.0의 특징으로 흔히 언급되는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과 "UCC(User Created Contents)"에 대한 내용 같습니다. 즉, 위키피디아 처럼 (브리태니커와 달리) 사람들의 참여에 의해 집단 지성을 구현한 사이트나, 플릭커 처럼 UCC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 또는 냅스터 같은 P2P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것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사실 위의 정의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의 아키텍처"란 비즈니스 시스템에 구조적으로 녹아 있는 특성이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1인 미디어나 컨텐츠 공유사이트처럼 사용자가 만든 컨텐츠를 서로 보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거나, 오픈소스나 위키피디아 처럼 자발적 봉사정신(Volunteerism)에 따른 사용자의 의도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즉, "사용자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의 행동이 직/간접적으로, 또한 자동적으로 전체 사용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구조(아키텍처)"가 구현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덧글 달 수 있다거나, RSS 피드만 제공한다고 해서 다 웹 2.0이라고 우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으로 팀이 웹 2.0 서비스라고 언급한 BitTorrent, 플리커, 아마존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사용자의 참여가 전제되어 있고, 그에 따른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비지니스 모델이 있습니다. 이베이와 냅스터, 위키피디아가 그런 모델입니다. 이런 모델들은 당연히 "참여의 아키텍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들과 다릅니다. e-커머스는 반즈앤노블처럼 운영해도 됩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지속적인 노력으로 "참여의 아키텍처"를 비즈니스 시스템 안에 녹여 내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해당 상품에 대한 다른 사용자의 리뷰를 보여주는 피쳐(feature)가 있습니다. 더해서 "also bought" 피쳐, "리스트 매니아" 피쳐, "Most popular" 피쳐 등을 사이트의 요소 요소에 배치하고 각 사용자가 사이트 내에서 행한 액션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재구성/제공하여, 사용자의 참여가 다른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 구조를 구현해 내었습니다 (아마존의 철학은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여 구매 결정에 도움을 주자" 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아마존은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을 통해서 협력업체의 참여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원래 비즈니스 모델에 전제되어 있지 않았던 "참여의 아키텍처"를 끊임없는 노력으로 구현해 낸 좋은 예입니다.

플릭커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릭커가 웹 1.0의 대응 모델인 Ofoto.com과 다른 점은 태그라는 folksonomy tool을 사용해서 "참여의 아키텍처"를 시스템 내에 구현해내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낸 점 입니다. 사용자들이 올리는 사진을 그저 모아서 분류 해놓고, 그 분류대로만 찾아보게 한다면, UCC일지는 몰라도 "참여의 아키텍처"라는 면에서 반쪽짜리 인 것입니다. 이것은 DC 인사이드 같은 사이트에 시사점이 많습니다.

BitTorrent는 Akamai가 중앙집중식 모델인 서버 팜(Server Farm)으로 해결했던 문제를 분산화(decentralization)와 사용자의 참여를 통한 리소스의 공유를 이용해 해결했습니다. 냅스터처럼 더 많은 사람이 참여 할수록 더 큰 DB가 만들어 지고, 이걸 통해 데이터를 더 빨리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Disruptive technology입니다. 대표적인 "참여의 아키텍처"인 P2P를 시스템 내에 녹여낸 것으로 웹 1.0 과 2.0의 문제 해결 방식의 차이점을 잘 보여줍니다 (중국의 PPLive는 이걸 스트리밍에서 구현했습니다. 한국의 CD Networks 같은 회사도 누군가 한국어 BitTorrent를 만들어 내면 긴장해야 할 겁니다. 한국 인터넷 시장은 언어 장벽으로 영어권과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BitTorrent는 단순히 영어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한국에 잘 안 알려진 면이 큽니다).

그러므로 여기까지만 보면, "웹 1.0 시대의 서비스가 제공하던 서비스를 "참여의 아키텍처" 를 구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하여, 업그레이드 된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즉, MP3.com vs. Napster, Akamai vs. BitTorrent, Ofotol.com vs. Flickr, Britannica vs. Wikipedia)과 끊임없는 개선으로 "참여의 아키텍처" 를 시스템에 녹여 내어 소비자의 경험을 향상시킨 서비스들(Barnsandnoble.com vs Amazon.com)을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고 할 것 입니다.

이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실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야만 참여의 아키텍처가 완성이 됩니다. 크리티칼 매스(Critical Mass,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다른 포스트를 참조 하세요)에 도달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애써 만든 참여의 아키텍처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입니다. 가치를 만들고 나눌 다른 사용자가 없거나 아주 적은 상황이니까요.

팀의 정의에 의하면,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란 "참여의 아키텍처를 통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창조하는 것"이니까,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했다고 해도,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해 죽어버린 서비스들은 웹 2.0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다 라는 논리적인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것은 사실 좀 공정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위한 크리티칼 매스에 도달하느냐 못하느냐는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했느냐 아니냐 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시다시피 인터넷은 Winner-take-all market이기 때문에 1등이 아니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한 것 만으로도 웹 2.0 애플리케이션으로 일단 불러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즉, "Realizing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which would create network effects"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폴 그래함이 말한대로 "모든 새로운 것에 웹 2.0을 갖다 붙이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웹 2.0의 정의가 닷컴버블의 붕괴를 이기고 살아남은/번창한 기업의 특성을 모은 개념이니까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했더라도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지 못해 죽어버린/죽어버릴 사이트는 웹 2.0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정의상 어쩔 수 없습니다만, 사실 그렇게 따지면 반드시 웹 2.0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보는 것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출발 했더라도, 다른 요인에 의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키피디아와 About.com은 유사한 모델이었으나, 위키피디아만 웹 2.0의 대표로 언급되지 않습니까?

여하간 이 점이 껄끄러웠던지, 팀은 정작 2005년 웹 2.0 컨퍼런스에서 "Harnessing collective intelligence"라는 말을 이 정의의 동치 개념으로 쓰게 됩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이베이, 냅스터, 위키피디어 같은 모델은 태생적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조건입니다만, 아마존, 플릭커는 네트워크 효과와 상관이 없을 수도 있었던 서비스들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하지 않은 경쟁자들(웹 1.0 모델들)과의 게임에서, 경쟁자들이 하듯(입소문 같은) 마케팅과 홍보를 통한 사용자의 순증에 집중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참여의 아키텍처를 비즈니스 모델에 입혀서 구조를 바꾸어내고, 홍보보다는 네트워크 효과로 사용자에 가치를 전달하여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태그 같은) 사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벤치마킹만 잘 하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기업가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참여의 아키텍처를 가지고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겁니다. 이것은 크게 정책과 운영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 대한 권한 부여(Empowerment), 낮은 진입장벽 등이 정책 면에서의 중요한 이슈입니다. 운영면에서는 프로세스와 의사 결정과정의 투명성을 통한 신뢰 구축, 사용자 요구에 대한 즉각적인 반영과 이로 인한 밀접성과 사용자 성취감의 확보, 무정부상태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통제와 리더쉽이 중요합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생각의 정리가 끝나지 않아서 다음 번에 더 고민해서 자세히 써 보겠습니다.)

자, 다시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태생적으로 "참여의 아키텍처"와 그에 기반한 "네트워크 효과"가 필수인 비즈니스 모델들 즉, 냅스터 같은 P2P나, 이베이 같은 온라인 경매/마켓 플레이스, 위키피디아 같은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사이트들 뿐 아니라, 창조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참여의 아키텍처"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원래는 비즈니스 모델상 그렇지 않은데도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적인 발상으로 "참여의 아키텍처"를 이루어내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그 가치를 입증한 사이트/서비스를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라 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음..말이 더 어려워 진 듯도 합니다).


다음 번 포스트에 네 번째 카테고리가 이어 집니다(Part 6 보기)


*도움이 되는 자료들*

1) 웹 2.0에 관한 A-블로거인 디온 힌치클리프는 "참여의 아키텍처"를 아래의 그림으로 설명합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 것 같긴 한데, 한눈에 파악은 잘 안되는 군요.

2) 2004년 웹 2.0 컨퍼런스의 마지막 날 "참여의 아키텍처"라는 제목으로 공개 대화 세션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팀 오라일리가 사회자로, 아파치 웹 서버 프로젝트의 공동 발안자인 브라이언 벨렌도프(Brian Behlendorf), 블로그 플랫폼 개발사인 식스 어파트(Six Apart)의 앤드류 앵커(Andrew Anker), 코닥 모바일 사업부의 밥 모건(Bob Morgan)과 아마존의 앨런 버뷸런(Allen Vermeulen)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팀은 이 공개대화에서 패널에게 어떻게 그들이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했는가, 그것이 그들의 비즈니스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그것을 만들고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3) 팀 오라일리가 작년부터 조직한 Where 2.0 컨퍼런스에서 야후의 폴 레빈(Paul Levine)이 "The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이라는 주제로 야후 로컬(Yahoo! Local)에 대해 설명한 일이 있습니다. 이것도 들어 보시면 야후가 어떻게 하고 있나 아이디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야후가 고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기능들은 우리나라에서 이미 구현된 것이 많습니다. 물론 작년 6월에 열린 컨퍼런스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할 것 입니다).

웹 2.0  |  2006/04/08 0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