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K's Blog: Versioning Up the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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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노트북 쓰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구글 노트북엔 태그 기능이 없습니다. 그저 "Add note"가 있을 뿐. 이제는 거의 안쓰는 사이트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유행이 된 태그 기능을 구글은 왜 구글 노트북에 집어넣지 않았을까요? 태그가 쓸모 없는 기능이라고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사용자에 의한 분류 자체가 의미 없다고 보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설명(note)만 써 주더라도 다 알 수 있다는 구글의 자연어 추출 인덱싱 능력에 대한 자신감일까요?

태그, 즉 폭소노미는(위키에 따르면 태그=폭소노미 입니다)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구현하기 위한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이미 인정 받았습니다. (집단 지성이 집단 지성이 아닌 건 다 아시죠?) 그걸 쓰지 않겠다는 것은 구글 노트북을 딜리셔스 처럼 집단 지성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지 않고 그저 개인적인 스크랩 북으로 쓰고 사용자 끼리 내용만 공유하라는 것이거나, 아니면 앞으로 구글이 사람들이 저장한 구글 노트북의 데이터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동일 페이지가 스크랩 된 횟수에 대한 정보 정도만 페이지랭크에 반영하겠다는 뜻 일까요?

일단 지메일에는 레이블 기능이 있습니다. 뭐 굳이 이름을 태그라고 부르지 않겠다는 고집은 이해하겠습니다. UCC도 굳이 UGC(User Generated Content)로 부르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구글 노트북 같이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왜 애시당초 태그기능을 넣지 않았을까요? 정말 궁금해 죽겠습니다. 누구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생각해보면 구글의 마케팅 능력은 참 뛰어납니다.

새로 발표하는 서비스명을 대부분 보통 명사로 정하는 것도 평범한 듯 하지만 정말 기발한 마케팅 방법입니다. 노트북, 베이스, 맵스, 어스, 로컬, 캘린더, 트랜즈, 비디오, 채트, 토크 등등을 그냥 그대로 문장안에 써 넣으면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구글 노트북, 구글 베이스, 구글 맵스, 구글 어스, 구글 로컬, 구글 캘리너, 구글 트랜즈, 구글 비디오, 구글 채트, 구글 토크 등등 이라고 매번 "구글"을 쓰게 됩니다. 머릿 속에 구글이라고 새겨진 도장을 쾅쾅 찍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느라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 구글 스토어나 구글 옥션이 나오는 날엔 정말 아마존과 이베이는 긴장 될 겁니다. 하긴 구글 스토어는 벌써 있군요. 구글 기념품 판매하는.)

구글은 자신을 검색 기술 회사로 포지션 하고 있지만, 그들을 오늘날의 위치에 올려 놓은 데는 그들의 뛰어난 마케팅 능력도 큰 몫을 했습니다. 초창기에 "구글"을 "인터넷에서 검색한다"와 동의어로 만들어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기 시작하고 그걸 퍼뜨린 것이나, 로고는 회사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변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재미있는 로고를 때때로 내거는 것이나, Gmail과 orkut에서 시도했던 성공적인 초대 마케팅이나, 만우절마다 재미있는 농담을 발표해서 돈 한 푼 안들이고 홍보하는 것이나, 무얼 하나 하더라도 다른 사람 하는 대로 하지 않고 기발한 방법을 써서 홍보효과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그것이 충격적이라거나, 선정적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끕니다. 어디선가 본 글에 구글은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며 매뉴얼을 자세히 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매뉴얼을 쓰고, 팁을 찾아내고, 버그리포트까지 만들어 주니, 그저 그걸 검색엔진에서 인덱싱하면 된다는 요지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MS가 오피스 사면 끼워주던 그 두툼한 매뉴얼을 만들고 유지하느라 얼마나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였을까요? 구글 참 볼수록 대단하고 영리합니다.

심지어 과거에 주방장 채용 공고마저 "세상에서 최초로 스톡옵션을 부여 받을 주방장을 모집합니다" 라고 내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진이 블로고스피어에 화제가 되어 한 동안 돌아 다녔지요. (지금 그 사진을 찾아 보려니 못 찾겠네요. 구글에서 검색했는데...ㅎㅎ)


[간략히 태그에 관해]
이전의 포스트에서도 썼듯이 사용자에 의한 분류, 즉 포크 택사노미(folk taxanomy)의 가능성에 관해 처음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냅스터 같은 P2P였습니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CD의 포맷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사람들이 CD에서 MP3를 추출하면 (초기엔 CDDB같은 서비스가 없었으므로) "Track 1"과 같이 저장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파일 이름을 자신이 알 수 있는 텍스트로 바꾸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CD 속지에 써 있는 대로 적지 않고, 자기 편한대로 고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Track 3 오! 필승 코리아 - 윤도현"이 아니라 "월드컵 응원가"로 하거나, "Track 8 You are beautiful - James Blunt" 대신에 "대우자동차CF주제가" 로 붙이기도 하고, 아니면 단순히 노래의 후렴구로 파일 제목을 붙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게 원하는 파일을 찾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입니다. 딱히 그렇게 의도하진 않았지만 P2P가 폭크 택사노미의 길을 열어 준 것입니다.

이후 플릭커와 딜리셔스가 태그(폭소노미)를 잘 활용하여, 분류와 검색에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실 태그는 키워드 검색이 안되는 데이터 포맷에 적절합니다. 예를 들면, MP3, 사진, 동영상, URL 같은, 그 내용이 텍스트가 아니라서 키워드 검색이 안되는 데이터에 메타태그로 키워드를 적어 넣는 것이 태그를 붙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블로그의 포스트나 평판같은 텍스트 자료에서는 태그를 적으려고 해도 이미 본문에 다 있는 것 같아 몇가지 적고 나면 더이상 무얼 적어야 할 지 막막한 경우가 많고, 태그의 효용도 앞에 언급한 것들보다 떨어지는 게 됩니다. 물론, 키워드 안에 정보가 다 포함되어 있더라도, 어떤 태그를 붙이느냐에 따라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가중치를 검색엔진에 전달 할 수 있고(검색엔진이 테크노라티 처럼 태그를 알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면), 태그를 붙인 사람에게 그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의 앵글을 파악하여 개인화 서비스에 기초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태그에 대해 PRAK가 요새 고민 중인 것은 스페이스나 콤마 같은 구분자의 포함 여부의 문제 입니다. 딜리셔스와 플릭커는 스페이스 없이 다 붙여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반면 태터툴즈나 야후 허브는 스페이스나 콤마를 허용합니다. 예를 들면, 플릭커나 딜리셔스 같은 사이트는 "웹2.0" 이라고 써야만 합니다. "웹 2.0"이라고 쓰면 받아들이지 않거나 "웹"과 "2.0"이 태그가 됩니다. 이렇게 하면 명확한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같은 용어에 대해 한가지 표기법을 쓰도록 유도할 수 있고, 그러므로 추후에 운영자가 같은 의미의 단어끼리 묶어 주는 공용 태그 작업이 많이 줄어든다는. 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야후 허브처럼  띄어 쓴 것을 태그 구름에 보여주면 한 무리의 단어로 보이지 않게 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마우스 오버되면 반전시켜 보여주는 방법을 쓰지만 직관적으로는 다른 두개의 단어로 인식할 확률이 높습니다. 경우에 따라 어떤 태그 원칙을 가져갈 지 구분해서 생각해 보는 중에 있습니다. 누군가 명확한 원칙을 아시는 분은 저에게도 좀 알려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CDDB도 참 흥미로운 모델입니다. RealJukeBox, WinAmp, MusicMatch 등의 플레이어가 CD를 재생할 때 자동으로 앨범 제목과 노래 제목들을 보여주는 것은 CDDB의 DB를 이용한 것입니다. (지금은 오픈 소스 사람들을 배신하고 www.gracenote.com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들 CDDB가 각 음반의 타이틀과 노래 제목/순서 DB를 음반사에서 구매하여 모아 놓고 서비스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CDDB는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DB를 구축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CD를 넣었는데 노래 제목이 안뜨면 자발적으로 처넣어서 CDDB의 DB에 저장해 주었습니다. 어떤 CD건 한 번만 넣어 주면 되므로 많은 열정적인 CD 콜렉터들이 참여한 결과 결국에는 거대한 DB를 소유하게 되었고 이걸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CDDB가 창조적이었던건 각 CD의 프라이머리 키를 정한 방식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CD의 포맷이 처음 정해질 때는 저장용량을 절약하기 위하여 - Y2K 문제를 일으킨 YY/MM/DD처럼 - 데이터를 최대한 줄여서 넣어야 했기에, 대부분의 CD에는 노래 이외의 정보라곤 트랙 넘버와 노래의 길이(시간) 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CD 플레이어에서는 노래 제목을 표시할 수 없었습니다.) 정작 어떤 CD를 다른 CD와 구분하기 위한 키 데이터가 없게 디자인 된 것입니다. 그래서 CDDB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약 한 CD에 평균 10개의 노래가 있고, 각 노래가 1분에서 3분 정도 사이라고 가정하면 - 대충 100초 - 한 CD에 있는 각 노래의 재생시간의 조합은 100x100x...x100=100^10=10^11=100,000,000,000 즉 100억개. 세상에 있는 CD의 총 수가 100억개는 넘지 않으니까 일치할 확률은 매우 작다."

세상엔 똑똑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구글 기글(giggle)  |  2006/05/21 20:03

지난 번 포스트에선 이야기가 구글 노트북 쪽으로 흘러가서 정작 웹2.0 컨퍼런스에 대한 내용은 많이 못 썼네요.^^

둘째날 오전 2번째 High Order Bit 세션인 Brewster Kahle의 인터넷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나 3번째인 Friendfinder.com의 Andrew Conru의 포르노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웹 2.0과 그리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분명히 팀이 웹2.0이라는 context에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설명해 달라고 했을텐데, 아직 웹2.0이 논의되는 초기라 그런지 웹 2.0에 대한 이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날 있었던 여러 세션 중 몇 가지 의미있는 세션만 다루어 보겠습니다.

2. So, Is This a Bubble Yet? - William H. Janeway, Safa Rashtchy, Danny Rimer, Lanny Baker, John Battelle

<존 바텔, 윌리엄 H. 제인웨이, 사파 라쉬치, 대니 리머>

월버그 핑커스, 파이퍼 자프레이, H&Q(전), 살로몬스미스& 바니의 버블 시절 경험을 가진 에쿼티 애널리스트/임원이 모여서 2004년 10월 전후의 실리콘 밸리 분위기와 유럽 시장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이 세션에서는 기업조사분석가들의 몇 가지 재미있는 식견(perspective)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유망하다고 보느냐, 어떤 회사를 찾고 있느냐 라는 질문에 우선 "특정분야의 틈새시장을 찾은 회사"("Finding a particular niche") 라는 대답이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인터넷으로 전통적인 경제구조를 뒤흔드는 기술회사"("Leveraging the Internet to up set traditional economies")를 찾고 있다고 하며, 자신이 이사회 구성원인 스카이프와 MySQL을 언급하는 군요.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폴란드 전체 인구의 7%가 스카이프를 쓴다고 합니다. 이유는 폴란드인이 유난히 여러 나라에 퍼져 있어서 그럴 거라고. 그렇다면, 우리나라 VoIP 회사도 유학생, 비즈니스맨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 시장도 큰 타겟 마켓일텐데 이쪽으로 집중한 마케팅은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스카이프는 공짜, MySQL은 대략 오라클의 1/10 가격이라는 장점 때문에 시장을 장악한 것이니까, 자연스럽게 패널의 머릿 속에 버블이란 단어가 떠오르나 봅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여전히 "eyeball 모델"이 유효하다고,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사용자가 많으면 그에 따라 광고주를 유치하거나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우선 많은 사용자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네트워크 효과라는 말은 이제 안나오는 군요^^). 웹 1.0 시대에 나온 여러가지 애플리케이션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느냐 (getting eyeballs^^)의 문제였다면, 웹2.0에서는 그것들로 어떻게 돈을 만들 것이냐의 문제라고 합니다. 또한 버블은 모든 네트워크형 제품/서비스가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필연적으로 거치는 과정인데, 인터넷은 이제 버블기를 지났고 그 동안 인프라가 완비되어 앞으로 자본 비용(cost of capital)이 거의 0 에 가깝고, 버블기에 시도된 많은 실험과 그에 따른 레슨이 있었으니, 이제 그걸 바탕으로 초기부터 영업 현금흐름이 플러스인 혁신적인 회사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아니 이미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한 사람은 (소리만 들어서 누구인지 분간이 안간다는.^^), 벤처회사(start-up)를 기능, 제품, 비즈니스(feature, product, business)로 구분합니다. 즉, 어떤 회사가 개발한 것이 다른 더 큰 회사 제품의 일부 기능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냐, 아니면 하나의 독립된 제품으로 팔 수 있는 것이냐가 우선 중요합니다. 만약, 기능이라면 피인수 기업에게 '직접 개발하는 것 보다 인수하는 것이 더 빨리 시장에 내어 놓을 수 있다' 라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특허분쟁이나 원가우위는 조금 피곤하지요.) 다시 말해, 기술구조상 피인수 기업의 제품에 잘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태의 경험으로 보면, 한국에선 이런 쪽은 영 비전이 없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대다수 재벌 기업이 의사결정을 그렇게 내리지 않으니 말입니다. 조금만 키워놓으면, 비용이 얼마가 들건 냅다 자기네 회사 내부에서 개발해서 죽이겠다고 나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혁신이 일어날 사회적 토양이 부족한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이게 재벌 기업 내부 관리층의 중소기업 사장에 대한 질시와 그로 인한 자존심 싸움이라고도 해석 하던데...글쎄요) 제품이 제대로 비즈니스가 되려면, 죽을 고비를 경험한("near death experience"), 직접 소매를 걷어붙인 백전노장이 ("scarred veterans, really off their sleeves") 있어야 한답니다. 5-7년 정도 걸리는 제대로 된, 영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 많은 (흉터 많은) 사람이 내부에 있는 것이 꼭 필요하답니다. 만약 없다면 바이오 업계에서 대규모 제약회사의 유통망을 연구개발 업체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 처럼, 대규모 기업에 인수되거나 전략적으로 team up해서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좋은 옵션입니다.

세션이 있기 몇 주 전 구글의 IPO가 대성공을 거둔바 있어 분위기는 대략 화기애애 했습니다. 하지만 몇 몇은 이베이와 야후의 IPO당시 주가를 들먹이며 구글이 고평가 되어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 세션이 있던 날은 아마 주당 137$ 정도 되었나 봅니다. (IPO 가격은 주당 80$ 이었나요?) 지금은 주당 400$ 정도 하니 만약 그 때 팔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겠지요?

어쨌든 만약 앞으로 많은 회사들이 구글처럼 발행주간사(underwriter)를 통하지 않고 공매를 한다면 (패널들은 애널리스트들이라 직접적인 타격은 적겠지만) 투자은행들은 대략 난감할 겁니다.^^

포스트가 너무 길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끊어 쓰겠습니다. 처음 계획은 간략히 중요한 점들만 소개하려는 것이었는데, 쓰다 보니 장황해 지는 군요. 너무 지루한가요?

웹 2.0  |  2006/05/19 00:37
지난 번 포스트에 이어 2004년 1차 웹2.0 컨퍼런스의 두번째 날에 있었던 세션들에서 배운 것과 느낀 것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혹시 오해하실지 몰라 다시 한 번 밝혀두자면, 제가 2004년에 직접 그 컨퍼런스를 참석했던 것이 아니고, 공식홈페이지의 자료를 보고 IT Conversations의 녹음 파일을 들으며 알게 된 것들에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보태어 구성된 정보를 함께 나누려는 것입니다.

이미 1년 반도 더 전에 있었던 컨퍼런스를 굳이 다시 살펴보는 이유는 웹2.0을 처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공개할 당시의 발상자(팀 오라일리와 친구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그가 업계의 리더들과 나눈 의견을 엿들어 보면 그 개념의 기원과 발전과정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더 잘 이해하여 (아직 concensus를 이루지 못한) 웹 2.0의 정의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늘 실용주의적인(pragmatic) 접근방법을 택하는 미국인의 속성상, 다음 해에 열린 2차 컨퍼런스는 "정의는 우리가 대략 서로 다 이해한다고 보고, 그러면 어떤 웹2.0 애플리케이션들이 있는가 알아보자" 라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1차 컨퍼런스의 내용이 웹2.0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사실 더 도움이 됩니다.


[둘째날]

Wednesday
October 6
7:30 AMBreakfast
8:45 AMSessions

High Order Bit
Joe Kraus

High Order Bit
Brewster Kahle

High Order Bit: What Can We Learn from the Adult Industry?
Andrew Conru

So, Is This a Bubble Yet?
John Battelle , Lanny Baker , William H. Janeway , Safa Rashtchy , Danny Rimer

And Now, A Word From Your..... An Overview of Each Sponsor
John Battelle

10:30 AMBreakSponsor Gallery Open
11:00 AMSessions

The Mobile Platform: The Future of Mobile
Rael Dornfest , Russell Beattie , Jory Bell , Juha Christensen , Trip Hawkins

High Order Bit: State of the Blogosphere
David L. Sifry

High Order Bit
James Currier

High Order Bit: The Internet in China
Mary Meeker

12:15 PMLunchBOFs
1:45 PMSessions

Lessons Learned, Future Predicted
John Battelle , Marc Andreessen , Dan Rosensweig

Music is a Platform
Hank Barry , Mike Caren , Eddy Cue , Danger Mouse , Michael Weiss

Geolocation: The Killer Map
Tim O'Reilly , John Betz , Perry Evans , Kim Fennell , John Hanke

4:00 PMBreakSponsor Gallery Open
4:30 PMSessions

Search is a Platform. Where is it Going?
Steve Berkowitz , Udi Manber , Louis Monier , Christopher Payne , Jeff Weiner

A Conversation With Marc Benioff
Marc Benioff

6:00 PMDinnerBirds of a Feather Dinners


둘째 날도 재미있는 세션이 많았습니다. 그 중 의미있는 세션들만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High Order Bit: Jotspot(www.jot.com) - Joe Kraus [프레젠테이션 듣기]

조 크라우스(Joe Kraus)는 1994년 스탠포드 동창 엔지니어 5명과 함께 Excite.com (나중엔 Excite@Home)을 창업하고 사장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Excite는 웹의 초창기에 생긴 포털 중 하나로 닷컴버블이 한창일 때 무리한 인수 합병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다(웹 크롤러도 인수했었습니다), @Home과의 조직 문화 융합 실패와 일련의 미숙한 PMM(Post Merger Management)으로 인한 혼란 그리고, 버블 붕괴 후 자산 재매각 과정에서 입은 천문학적인 손해로 인해 스러져간, 닷컴버블 시절의 무모하고 어리석은 비즈니스 프랙티스의 예로 잘 언급되는 회사입니다. (그들이 사이트에 트래픽을 늘이기 위해 780M$를 주고 인수했던 Blue Mountain Arts를 35M$에 되판일이나, 2001년에 4.6B$의 굿윌을 write-off 한 일 등) 특히 조 크라우스는 다른 창업자들과 달리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정치과학(Political Science)를 전공한 사람이고 게다가 사장이었기 때문에 모든 비난을 뒤집어 쓰고 2000년 4월에 회사에서 쫒겨 났습니다. 그 이후 뭐하고 있었나 했더니 위키를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었군요.

2004년 당시의 사진을 보니 마음 고생을 많이 했는지 좀 삭아보입니다.^^ 그의 전력 때문인지 애플리케이션 위키를 화면에서 동작해 보이며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중간 중간 청중들이 놀리고 비웃더군요. 불쌍하게도. 하지만 역시 웹2.0을 이야기하면서 크라우스 같은 사람이 전면에 나서면 사람들에게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딱 좋습니다. 팀이 크라우스를 연사로 초대한 것은 좀 실수인 듯 합니다.

크라우스는 그가 세운 JotSpot 에서 개발한 위지위그(Wysiwyg) 인트라넷용 엔터프라즈 위키를 설명하면서 "Application wiki allows people to loosely join small pieces of information together" 하고 "and it is lightweight application designed and customized for very specific needs"다 라고 두 가지의 키워드를 언급합니다. "small pieces loosely joined"는 오픈 소스와 웹의 개념에서 언급되는 용어이고 "lightweight programing model"은 웹2.0에서 채용된 개념입니다. 유행이 될 만한(catchy) 말은 참 빨리도 가져다 쓰는데다, 위키마저도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시큰둥하고 냉소적입니다.^^

여하간, 2006년 5월 현재 JotSpot은 Application Wiki, Enterprise Wiki Solution, Tracker, Bug reporter, Live, Class-Reunion Planner, Family Site 등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데 잘해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크라우스를 보면 드는 생각은 "재주많은 원숭이는 사자가 못 된다"라는 중국 속담과 여우와 고양이에 관한 이솝우화입니다. (여우가 자랑합니다. "사냥꾼이 잡으러 오면 나는 도망갈 방법이 백 가지도 넘는다". 고양이는 부러워 합니다. "나는 나무위로 뛰어 올라 가는 것 밖에 없는데...". 이때 정작 사냥꾼이 오는 소리가 들리자 고양이는 재빨리 근처 나무 위로 몸을 피해 살아남고, 여우는 '어떤 창조적인 방법으로 멋있게 도망을 갈까' 하고 고민하다가 잡혔답니다.) 제가 잘못 보는 건지도 모르지만, JotSpot의 제품군은 기업시장을 노리는지 소비자 시장을 목표로 하는지도 명확치 않고, 제품들 사이의 일관성도 없어 보입니다. 기술력이 있으니까, 단지 나도 할 수 있으니까 라는 이유로, 또는 이것 저것 만들다 보면 뭐 하나라도 터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제품을 만들다 보면 정작 시장이 원하는 것은 다 놓치고 기회의 시간은 지나가 버리고 말겁니다. (Excite의 경험에서 그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섣부르고 무분별한 다각화일텐데...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결국은 나의 고객이 어떤 세그먼트인지 명확히 규정하고, 그들의 Needs 내지는 Wants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시간과 자원은 유한합니다. 또한, 아무리 웹2.0 접근방식(approach)이라서 (경량 비즈니스 모델과 경량 시스템/기술 구조로) 시장의 반응에 신속히 응대할 수 있다고 해도 어찌되나 일단 시장에 던져놓고 보자는 식은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매우 위험합니다. 어느 정도 괘도에 오르면 Flickr 처럼 30분 마다 빌드를 올리고 계속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여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내리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JotSpot의 사례를 보고 "그렇다면 요즘의 구글은?" 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구글이 재작년 IPO 전후부터 자고 깨면 하나씩 발표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이 중구난방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어제 나온 구글 노트북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네이트 통과 다른게 뭔가? 구글은 왜 이런 서비스 시작했는가?

저는 구글이 왜 그러는지, 어디로 가는지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구글의 미션(Corporate mission)은 "Organizing all the World's information" 입니다. 그들이 인덱싱해서 오거나이즈하기를 원하는 세상의 모든 정보란, 이미 디지털화 된 것 뿐 아니라 아날로그인 것도, 공개된 것 뿐 아니라 개인이 소유한 것도, 이미 데이터화 된 것 뿐 아니라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같은 소프트한 것까지도 다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글은 블로거닷컴을 인수했고, 구글 프린트를 시작했고, 구글 베이스라는 무한대 저장공간을 공짜로 제공했고, 구글 데스트탑 검색을 배포했고, 대용량의 지메일과 구글 토크/채트(구글 채트의 채팅한 내용이 지메일 계정에 저장되는 것 아시죠?)같은 서비스를 차례로 내놓았습니다. 일전에 유출된 구글 드라이브 계획 생각나시죠? 결국 내 하드에 있는 정보도 다 가져다가 인덱싱하려는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제 구글 노트북이 나왔습니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구글 데스트 탑4 에는 추천 엔진(Recommendation Engine)이 있습니다(이것은 개인화 홈과 연계됩니다). 종국에는 이 모든 것을 통해 더 나은 검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구글이 밝히는 목적입니다(그들이 Do no evil 을 지킨다는 가정하에).

또 한가지 재밌는 것은 웹2.0 시대를 맞아 구글에게도 중요한 전략적 방향의 수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힘을 검색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전까지 구글은 자동화되어 있지 않으면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라는 내부 원칙에 따라 여태 모든 것을 기계가 하게 하는데에 힘써왔습니다. 다른 업체들의 Mechanical Turk Approach를 비웃으며. (네이버에는 검색 결과를 편집하는 직원이 몇명이나 되죠? 한 100명?)

하지만, 결국 검색을 더 잘하는 것에 역량의 70%를 집중시키는 것이, 검색엔진이라는 정체성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 구글입니다. 한동안 Google Scholar, Public Service Search, US Government Search, University Search, Linux Search, MS Search, Apple Search 등 등 버티컬로 세우기 바쁘더니, 웹2.0인 딜리셔스의 성공과 웹2.0의 중요한 주제인 집단지성의 힘에 자극을 받았는지 이제 검색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사람을 참여시킵니다. 그 유연성 하나는 높이 사줄만 합니다. 아니면 웹2.0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거나...

처음엔 사이트맵스 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이건 사이트 운영자에게 "검색엔진이 더 잘 인덱싱할 수 있게 사이트의 내용을 직접 XML로 입력해 놓아라, 하지만 인덱싱 해줄지 안해줄지는 보장 못한다" 라는 소극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지난 주엔 구글 코압을 내 놓았습니다. 코압은 사용자가 자신이 검색에 우선 사용할 DB를 지정하는 개인화된 버티컬 검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구글 노트북도 일정부분 같은 목적으로 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점수를 먹이는 페이지랭크라는 개념으로. 많은 사람이 스크랩 했을수록 더 의미있는 정보라는 것이지요. 어딘가 첫눈의 스노우랭크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정말 구글이 영리한 점은 구글 노트북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로 주겠다는 것이 '2일 안에 구글에서 내가 스크랩한 것을 검색할 수 있게 해 준다' 라는 겁니다. 페이지 크리에이터 때도 '여기에 홈페이지를 만들면 당장 구글에서 검색된다' 고 해서 서버가 터져나갈 지경으로 사람을 모여 결국 하루만에 서비스가 중단 될 만큼 인기를 끌더니, 이번에도 같은 미끼를 쓰는 군요. 검색엔진이 자신의 DB에 인덱싱 해준다는 것이 인센티브가 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세상의 모든 정보를 오거나이즈 하겠다는 구글이 자신의 리소스 부족으로 즉시 인덱싱 못하는 것을 오히려 마케팅 도구로 쓰다니요. 이것은 절대 돈을 받고 인덱싱 해 주거나, 돈을 받고 검색결과 순위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구글의 원칙이 지켜지고 사람들이 그걸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을 해 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구글의 크롤러가 내가 만든 웹페이지를 인덱싱 해 줄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사실 검색DB에 등록 해 주는데 돈을 받는다는 모델이 아직도 존재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웃기는 것이 몇십만원의 급행료내고 등록해도 7,000번째 꽃집으로 검색결과에 리스트에 나온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여담입니다만, "구글 댄스"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서너달에 한 번씩 구글이 페이지랭크 알고리듬을 바꿀 때마다 그간 SEO해 둔 사이트들이 순위가 바뀌고 밀리면서 우왕좌왕 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앗. 한참 쓰다 보니 조금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네요. 나머지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제발 뿌욜이 앙리 다리 하나 분질러 놓길...


P.S. 물론 다들 잘 아시는 구글의 70:20:10 원칙을 설명한 차트를 첨부합니다. 참조하세요.

웹 2.0  |  2006/05/18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