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프래드쉬트의 사용자 리뷰들을 보면, 일단 제품의 완성도 면에서 이젠 구글도 베타라는 우산 아래 숨을 수 만은 없게 된 듯 합니다. 구글의 만트라(mantra)가 "Launch early and often"이란 것이 잘 알려져 있고, 이번이 처음 버전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하고 기본적인 수준의 기능 구현에 그친 것 때문에 사람들이 그다지 많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져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이미 기능이나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는 액셀같은 데스트탑 애플리케이션과 경쟁하면서 기능적으로 어느 정도 필적할 만한 애플리케이션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아무리 브라우저에서 돌아가고 공짜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큰 호소력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누군가는 그 옛날의 VisiCalc에 빗대더군요.) 조금 더 풍부한 기능을 갖출 때까지 발표시점을 늦추는 것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또는, 이제까지 구글이 발표한 웹 애플리케이션들이 인터넷과의 연결성을 잘 활용한 것처럼, 구글 스프래드쉬트도 온라인 협업과 같은 기능을 더 강화하여 액셀과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만든 후에, 그런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확실히 커뮤니케이션하며 발표하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차라리 오피스류의 웹웨어 포트폴리오에서는 기능성(functionality)이 더 중요한 스프래드쉬트보다 look & feel이 더 중요하며, 그 본질상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주 목적인 (파워포인트 같은) 프레젠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발표하는 편이 나았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점면에서 보면, 지금은 Net Neutrality 로비 과정에 워싱턴 D.C.에서 받은 굴욕^^과 중국 시장에서의 검열 문제 등으로 구글에 대해 불리한 면에서 소란스러운 때인데, 하필 이때에 MS와 Head to head 경쟁을 하는 제품을 발표한 것은 시장에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차라리 추후 Writely를 integrate하여 다시 오픈하는 시점과 맞추어 묶어 공개하고 웹웨어라는 방향으로 이슈를 몰아가는 편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소비자 행동 예측 측면에서도, 구글 데스크탑까지는 OS의 기능향상과 작은 유틸리티 애플리케이션의 첨가라고 보더라도, 구글 캘린더부터는 MS 오피스라는 1:1의 경쟁제품이 있고, 그 경쟁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거의 독과점 수준인 만큼 왠만해서는 사람들의 사용 패턴을 바꾸어 이동(migraion)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쉽사리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 명확한 가치제안과 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할 터인테 그 부분에 대해 끝까지 밀어붙여 고민한 흔적이 조금 덜한 듯 보여 아쉽습니다.
정작 가장 나쁜 것은 Techcrunch의 Michael Arrington이 지적한 대로 구글이 웹웨어 스타트업들을 죽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 입니다. 이 부분은 자칫하면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이슈입니다. 뭐, 누군가 말했듯 '매스 마켓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할 가격이 초기의 충성도 높은 사용자'라는 생각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안그래도 그간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Growth Pain)이 만만치 않은 듯, 올해는 내부 시스템을 다지는 데 한 해를 쓰겠노라고 년초의 프레스 컨퍼런스(링크)에서 발표했었는데, 미처 그 작업을 끝내기도 전에 안밖으로 많이 시끄러운 요즘의 구글입니다. 더군다나 애드센스는 요즘 이 글, 이 글에서 보시듯 인터넷을 쓰레기 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군요. 과연 구글이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흥미진진합니다. 구글 정도 되는 회사라면 무언가 독창적이고 전략적인 행보를 보여 주기를 기대합니다.
MS의 경우 최근의 가장 큰 뉴스는 역시 비스타 베타2 와 빌 게이츠의 은퇴 선언일 겁니다. 그리고, 블로고스피어에서의 화제는 물론 Scobleizer의 로버트 스코블이 MS를 떠나 Podtech.net으로 옮긴다는 사실일 겁니다.
스코블은 MS에 합류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더니 떠날 때도 그렇군요. 스코블이 MS를 떠난다고 알린 시점이 빌이 은퇴를 발표하기 딱 1 주일 전이라, 과연 이것이 절묘한 우연의 일치인건지, 아니면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한 것인지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그거야 당사자들만이 알 일이고... 재미있는 것은 빌의 발표 이후 지난 며칠 간 MS의 주가가 오랜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면서, 과연 스코블이 잘한걸까 아닐까하는 추측이 난무하는 군요.ㅎㅎ
그리고, 비스타 베타2 런치와 빌의 은퇴 계획 발표가 비슷한 시점에 이루어 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MS가 "Do no evil" 게임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빌의 뒤를 이을 레이 오지는 외부 영입 인사인데다 MS 규모의 회사를 경영할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어차피 빌이 파트 타임을 MS에 쓰며 (그것도 2년 후부터) 중요한 의사결정에 계속 관여하겠다고 한다면 결국 손 떼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렇다면 왜 이런 발표를 지금 하는가? 라는 음모론적인 시각입니다. 은퇴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 보인 "전과 다른" 빌의 겸손한 톤의 발언과 빌&맬린다 재단에 Full-time을 쓰겠다는 계획을 MS가 구글식의 선한 기업 이미지 게임을 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하긴, 논리는 어떤 쪽에서도 세울 수 있고, conspiracy는 어떻게건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 의견도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뭐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되지 않겠습니까. 빌&맬린다 재단에 대해서도 차라리 그 돈으로 에이즈 치료제를 사서 아프리카에 뿌리면 더 많은 생명을 "지금" 살릴 수 있을텐데, 괜히 허영심에 찬 과학자들에 속아 성공확률 낮은 기초분야에 돈 때려붓는 헛질하고 있다는 시각조차 있는 모양입니다. 정말 빌 게이츠 정도되면 이런 저런 구설수는 피할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조금 불쌍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만약 그 일부의 시각이 맞다면, 저는 MS가 구글의 게임에 끌려 들어가는 것을 말리고 싶습니다. 그간 무시하기, 네거티브 전략, 위협하기 등 다 써봤지만 구글의 거침없는 성장을 막을 수도 없었고, 엘리트 커뮤니티의 차가운 시선 바꿔놓을 수도 없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 이미 선점한 선한 이미지 게임에 말려 들어가는 건 적이 만들어둔 전장에 걸어 들어가는, uphill battle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왕에 검색 분야도 IE7에서 그 유명한 E&E전략을 쓰기로 결정했고, MS의 주요 시장이 결국은 기술에 민감한 사람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Early & Late majority)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무리 미디어와 서비스 회사로 진화하려 한다고 해도 자신만의 게임을 고안해 내는 것이 (힘들더라도) 더 나아 보입니다. 아니면 IBM이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PwC를 인수 합병한 정도의 메가 딜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예를 들면, 미친 척하고 구글에 대한 공개시장 매수를 선언한다던가..(흠. 너무 생각이 앞서 나갔군요.^^)
(출처를 다시 찾아보니 찾기 힘들군요, Carr의 블로그였던 것 같은데, 여하간) 실리콘 밸리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70% 정도랍니다. 그런데, 인텔맥이 나오며 애플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추세가 보이니, 이제 앞선 기술에 민감한 사람들은 레노보 노트북 사서 리눅스 깔아 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Windows is for the common' 이라고 생각하니까요. MS는 이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MS의 기반이 되는 사용자는 이노베이터나 얼리어답터가 아니고, 그 뒷쪽의 시장이며 또한 기업시장이라는 것을. 보통사람들이 이미지가 문제가 되어 쉽게 Windows가 여태 쌓아둔 직간접적인 인프라와 편리성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뭐 MS 정도되는 똑똑한 회사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습니까만, 그저 조금 주절거려 봤습니다.^^
덧: 토고가 고춧가루 확 뿌려주길 바랬는데...이젠 정말 목숨걸고 싸우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Korea team figh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