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뉴스를 보다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오빠, 검색어 1위에 올려드릴게요”… 팬클럽 동시 검색] (via 네이버, 동아일보)
포털의 지배가 절대적인 한국의 웹환경에서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을 한다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네이버 지식in 에서 너무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
정보를 가장한 홍보'도 결국 한국형 SEO가 아닐까요?
또한, 구글의 페이지랭크같은 링크기반의 우선순위 결정 알고리듬보다 키워드 분석 검색이 아직 유효한 한국의 웹환경에선 미국의 링크 팜(link farm)과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 (성인사이트에서 흔히 보듯) 인기있는 키워드를 페이지에 잔뜩 나열하여 포함시켜 두는 것이 아닐까요?
다들 잘 아시는
팀 오라일리의 웹1.0 /웹 2.0 대조표를 보면 "도메인명 추정(domain name speculation)" 과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각각 웹 1.0 과 웹 2.0 이라고 대비시켜 두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SEO를 다시 생각해 보면, (물론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 미국에서의 SEO라는 것과 한국에서의 SEO(또는 Portal Site Optimization?^^)라는 것은 그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튼 위의 기사와 같은 현상이 (지난 번 바캠프에서 말씀드렸듯) 개념상 '한국의 웹2.0(Korean Web 2.0)' 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SEO라는 수준에서 생각해 본다면 '한국에서의 웹2.0(Web 2.0 in Korea)' 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바캠프에서 말씀 나눌 기회가 없었던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드리자면, "닷컴버블의 붕괴를 이기고 살아남은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요인(KFS)과 새롭게 주목받는 신규 웹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이라는 웹2.0의 개념 규정 프레임워크를 한국의 웹에 그대로 적용시켜 보면, 한국사람의 입장에선 3 가지 다른 정의(또는 분야)의 웹 2.0 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즉, 1) 팀 오라일리가 말한 그대로의 '
웹2.0(Web 2.0)'(이것은 미국에서의 웹2.0과 같습니다), 그리고 2) 그 웹2.0 이 한국에서 구현된 '
한국에서의 웹2.0(Web 2.0 in Korea)', 마지막으로 3) 닷컴 버블을 이기고 살아남은
'한국' 인터넷 서비스들의 성공 요인과
'한국'의 성공적인 신규서비스의 특징을 정리한
'한국의 웹2.0(Korean Web 2.0)'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중첩되어 있습니다.
편의상 영역을 숫자로 구분하고, 여기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비스들을 떨어뜨려 보면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들 들어, Technorati와 올블로그는 '웹2.0(Web 2.0)'과 '한국에서의 웹2.0(Web 2.0 in Korea)'의 교집합, 즉 4번 영역에 속합니다. Bloglines와 한RSS, 또 Six Apart와 태터앤컴퍼니도 마찬가지겠지요.
다른 부분도 살펴보면, 1번 영역은 미국에는 존재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없는 웹2.0 서비스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한국에도 접목하려 시도해 볼 수 있겠지요. 아마 앞으로 이런 시도가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부분은 2번 영역과 3번 영역입니다. 2번 영역은 '웹2.0'의 속성과 비결들을 미국에서도 아직 적용해 보지 못한 분야에 우리가 먼저 적용하여 성공적인 서비스로 만든 경우이겠지요. 그리고, 3번은 '웹2.0'과는 다르지만 한국과 유사한 웹환경에서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국의, 한국식의 웹2.0 입니다. 영어권 이외의 언어권에서는 오히려 이게 더 좋은 벤치마크가 될 겁니다.
MMORPG를 생각해 봅시다. 이건 3번 영역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보기에 따라 MMORPG는 참여를 기반으로 한 것이니 2번이었다가 4번으로 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요? 아니면 엄밀히는 MMORPG 중에서도 웹을 플랫폼으로 사용한 것만 그런 걸까요? 오마이뉴스는 2번 영역의 좋은 예라 할 수 있을까요? iloveschool과 Facebook의 관계는 또 어떨까요? 또는, 싸이월드가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은 어떤 경로를 밟고 있는 걸까요? 과연 이것이 지금 5번 영역에 속하냐, 4번 영역에 속하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간 1번과 4번 영역에 대해서만 많은 관심이 쏟아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2번과 3번 영역을 잘 정의하고 그 영역에 속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세계로 가지고 나가도 성공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해, 1번 영역의 에센스를 잘 이해하고 2번 영역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작업과 3번 영역을 잘 규정해 내고 그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키워서 5번 영역으로 가져가는 작업이 비즈니스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겁니다.
또는, 더 현실적인 접근 방법은 1번 영역에서 4번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해보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특수성과 현실을 잘 반영한 서비스로 개선시켜 2번 영역에 속하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그걸 다시 6번 영역으로 그리고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TNC와 올블로그의 중국진출이 이것의 좋은 예가 되려나요? 사실 웹이라는 그 자체도 말하자면, 미국에서 시작되어 한국으로 왔다가, 오히려 한국에서 더 빨리 번성하여 우리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살펴본 바 대로, 3가지의 다른 개념이 있을 수 있는 "웹2.0" 이란 용어가 대부분의 경우 잘 구분되지 않고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국의 웹2.0 서비스다" 라고 할 때 위의 차트의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 명확치 않죠. 그러다보니, 비즈니스를 전개해 가야할 방향이나 최종의 목표도 어떤 영역에 속하느냐에 따라 상당부분 달라지고 한정되게 될텐데, 그걸 고려치 않고 엉뚱한 산을 바라 보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또 그렇게 구분없이 쓰이다 보니, 이 3가지가 점점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그러면 7번 영역이 점점 커지겠죠.
사실 3 가지 정의가 수렴하는 것은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겁니다. 이제 비슷한 수준에 이른 브로드밴드 인프라의 바탕위에 미국과 한국에서 웹이 발전해 나가는 방향이 그렇게 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예를 들어, 아직은 한국에서의 구글의 영향력이 미미해도, 그 회사가 아니라, 그 회사가 구현하려는 것이 대세에 맞는 방향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구글 라이벌들도 빨리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혁신하여 대세를 선도해 나가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한국을 작은 시장으로 여겨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을 때, 2번 영역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특히 모바일 분야는 우리가 더 폐쇄적인 환경이라 앞으로는 3번 영역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전망된다는 점입니다.
또는 3 가지 정의가 수렴하는 이유를 더 크게 본다면, 웹2.0이라는 것도 인류문화사가 이제까지 걸어왔고 나아가는 큰 흐름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는 것, 또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서두에 언급한 한국형 SEO도 '정보의 공유'와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
아이고...쓰다보니 또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졌습니다.^^ 모처럼 쉬는 토요일 오후에 이게 또 무슨 청승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