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오라일리. 상태 좋을 때^^>
드디어, 지난 며칠간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에 대한
팀의 공식적인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꽤 장문입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까요.^^ 하긴 지난 3-4일간 "그럼 웹 2.0이 니꺼냐?" 라는 비난에 더해 인격적인 모독까지 잔뜩 쏟아졌었고, (팀의 말대로라면) 전화도 잘 안터지는 호수에서 가족 친지와 배타고 1주일간 휴가 잘 보내고 돌아왔는데 청천벽력으로 사태가 벌어져 있으니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물론 배에서 가끔 시그널 잡힐 때나, 적어도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미리 문자를 봐서 알고는 있었겠지요^^ 아무리 미국이 개발도상국이라지만 그 정도야...)
사건의 전말은 다들 아실테고...(혹시 모르시면 이
링크모음이나
차니님의 포스트를 읽어보시길).
그 와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
내가 web2pointzeroconference.com 을 잡아서 이베이에 내놨다.ㅋㅋ 돈 벌면 다 IT@Cork에 기부하마"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뭐 결국은 여러 사람들 중에
Alan Herrel 이 예상한 것이 사실에 가장 근접했던 것 같습니다.
사건을 지켜보면서 의구스러웠던 건
존 바텔이야 당연히 그렇다 치고, 블로고스피어에서 영향력이 있는 다수의 사람들 특히,
코리 독토로우같은 사람마저, 팀을 편드는 방향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점이었습니다. (코리 독토로우는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에서 강화된 저작권법 등에 대해 반대해 싸우는 사람입니다. CCL의 로렌스 레식교수와 비슷한 입장입니다.) 뭐 물론 이걸 면식이 있어서 그런다던지, 팀이 가진 영향력이 두려워서 그런다던지..그렇게 보시는 분도 있습니다만, 저는 팀을 Face to face로 알아온 사람들이 팀의 여태까지의 됨됨이나 가진 생각으로 볼 때,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할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간 오픈 소스나 ("오픈 소스" 조차 팀의 "오픈 소스 컨퍼런스"를 계기로 GNU movement보다 더 쉬운 말인 "오픈 소스"로 사람들에게 개념화 되었지요.) 웹2.0의 개방성이 주는 혜택을 누구보다 소리 높여 말하던 사람이 그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라는 믿음이 있었겠지요. 뭐 일면식도 없는 저조차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여태 자신이 말한 가치를 다 깨부수고, (팀이 언급한대로) 가장 중요한 "O'reilly"라는 브랜드에 먹칠을 하는 그런 짓을 고의로 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게 당연했습니다.
팀은 이번에 일어난 일이 블로고스피어의 집단지성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흔들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사실 확인도 안해보고 그럴 수들 있느냐고. 주류 미디어인 뉴욕타임즈만 사실 확인에 신중했다는 것을 볼 때 역시 블로고스피어는 대부분 쓰레기 아니냐고. (사실 당사자가 돌아와 언급할 때까지 기다린 사람도 많은데..) 악플에 맘상하는 건 동서고금, 인격고하를 막론하고 다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어쟀든 정치적 결정을 포함한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집단지성의 필연적 오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팀도
달삼님님과
a77ila님의 글들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그러면, 그러려니..하겠지요.
팀은 사건의 상대방인 톰에게 두번이나 사과를 요구하는 군요. 자기가 "웹2.0"이라고 써도 된다고, 잘 되길 바란다고 개인적으로 이미 말했는데, 추후에 오라일리 미디어도 아니고 법률 자문 파트너인 CMP에서 독자적으로 보낸 기초적인 법률문서 하나 받았다고, 그걸 호들갑스럽게 진상파악도 안해보고 냅다
플릭커에 올려놓고는 여론몰이를 했다고. 뭐 그런 일이야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일랜드나 비일비재한 것 같습니다. 무슨 "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
사실 장문의 글에도 불구하고 뭐 여전히 어떻게 하겠다 똑 부러지게 팀이 입장을 밝힌 것은 없습니다. CMP와 며칠간 상의를 해보고 결정하겠다는 군요. 제가 보기엔 코리의 지적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That means that O'Reilly needs to choose whether it's going to retain control the word "Web 2.0" for conferences, or retain control over the shifts that created the Web 2.0 phenomenon.
I think being able to call the shots is more important than being able to own those calls."
잘 판단해서 행동하길...
또 한가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Thomas Hawk 같은 사람은 "나도 웹2.0이라고 쓴다 어쩔래? 나도 고소해봐!(Good luck suing me now Tim! an Asshole!)"라고 비난 포스트를 올렸다가, 진상을 파악한 후 즉시 사과 포스트를 올렸다는 점. 은근슬쩍 지우지도, 애매한 코멘트로 얼버무리지도 않고.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는 것이 손바닥 뒤집 듯 자주 일어나는 세상이니 이런 태도들은 배워둘 만 한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앞으로 실수하는 일이 있게 되더라도 이런 담백한 태도는 잃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수를 안하도록 먼저 조심해야 겠습니다만.^^
팀 오라일리가 내린 웹 2.0에 관한 한마디로 된 정의
Web 2.0: Compact definition by Tim O'reilly
"Web 2.0 is the network as platform, spanning all the connected devices; Web 2.0 applications are those that make the most of the intrinsic advantages of that platform: delivering software as a continually-updated service that gets better the more people use it, consuming and remixing data from multiple sources, including individual users, while providing their own data and services in a form that allows remixing by others, creating network effects through an "architecture of participation," and going beyond the page metaphor of Web 1.0 to deliver rich user experiences."
에 대해 PRAK가 내린 해석은 아래의 링크들을 참조 하십시오.
1.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1
2.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2
3.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3
4.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4
5.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5
5-1 참여의 아키텍처
5-2 다시 인구에 회자되는 네트워크 이펙트에 대하여
6. 웹 2.0에 관한 팀 오라일리의 정의 - Part 6
위에 링크된 포스트들에서는 텍스트에 충실하게 팀의 생각을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아직 웹 2.0 이라는 것이 한마디로 정의 내려지기에는 이른 듯도 합니다만, 여하간 개념들을 하나 하나 뜯어보고 조사해보니 팀이 뭐라고 하고 싶었는지 조금 감이 잡혔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두가지를 더 언급해야 겠습니다.
먼저, 팀은 표준의 준수라는 면에서 IE와 불여우(Firefox)의 싸움이나, Flash와 Laszlo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AJAX에 관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AJAX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2005년 2월부터고, 대표적인 AJAX를 이용한 웹 애플리케이션인 Gmail이 2005년 4월 1일에 발표되었습니다. 팀이 웹 2.0의 정의를 포스트한 것이 2005년 10월 1일이니 당연히 AJAX에 대해 듣지 못했을 리 없는데 말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정의는 매우 "현실적인" 정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표준의 준수가 웹 2.0의 중요한 측면으로 더 많이 부각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마치 MS의 독점을 타도할 만한 무언가가 나타났다는 듯이, 웹 2.0 기업의 선전을 성스러운 싸움을 보는 듯한 시각으로 논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AJAX가 아니면 웹 2.0이 아니라는 낙인을 찍으려는 시도도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과 같이 "닫힌 계" 에서는 문제가 좀 다릅니다. 팀의 정의에서 본 바와 같이 웹 2.0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더 철학적인 면, 그리고 비즈니스 구조적인 면에서 웹 1.0과 구분됩니다. 따라서, 한국처럼 플래쉬가 거의 모든 PC에 깔려있고, IE의 점유율이 거의 100%이며 액티브 X로 만든 많은 프로그램이 널려 있는 환경에서는 사실상의(de facto) 표준에 맞추어 웹 2.0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플래쉬를 썼으니 너는 웹 2.0이 아니다 라는 식의 낙인 곤란하며,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주장하는 서비스가 어떤 기술을 선택하여 쓸 때에는 그것이 팀이 말한 웹 2.0 철학적인 면을 더 잘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야 할 것 입니다.
또 한가지, 웹 2.0 애플리케이션을 나열하며 쓴 접속사가 "or" 가 아니고 "and" 임에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팀은 "웹 2.0 애플리케이션은 A,B,C and D다" 라는 식으로 써서 웹 2.0 애플리케이션의 종류를 설명하려 한 것 같지만, 사실 각각의 앵글이 너무 달라서 동일한 레벨의 개념을 나열한 것이라기 보다 웹 2.0 애플리케이션을 여러가지 면에서 들여다 본 것 처럼 보입니다.
즉, 네 번째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웹 1.0의 페이지 메타포를 넘어서 것"은 사용자에게 보이는 외관과 사용 인터페이스, 구동방식이라는 측면에서, 세 번째 "참여의 아키텍처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창조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시스템의 구조라는 측면에서. 두 번째의 "데이터 리믹싱과 제공"은 매쉬업이라는 구체적인 사례와 개방성이라는 철학의 측면에서, 첫 번째의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많이 쓸수록 좋아지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는 애플리케이션의 구현방식과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웹 2.0 애플리케이션을 설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것들이 "and"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 네가지를 다 충족시켜야 웹 2.0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말이 됩니다.
처음에 웹 2.0을 조사하면서 웹 2.0은 교집합이 아니라 부분 합집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웹 2.0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격요건의 리스트를 전부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리스트에서 몇 가지만 해당하면 웹 2.0 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너도나도 웹 2.0이라고 표방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웹 2.0이라고 언급된 서비스들도 그 사이에 공통점이 모호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웹 2.0이 화제를 일으키자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에 집중한다거나, UCC를 모았다거나, 태그 구름을 달았다거나, RSS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 우리도 웹 2.0 이다 라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웹 2.0이 마케팅 하이프라는 비난을 더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팀의 정의를 깊이 들여다 보고 든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런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세상이 판별해 주겠습니다만, 웹 2.0이라는 화두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새롭게 비즈니스를 디자인 하는 Entreprenuer들과 기술자들이 웹 2.0에 대해 더 잘 공부해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만들어 내어야 하겠습니다.
다음 번 부터는 2005년 2차 웹 2.0 컨퍼런스에서 팀이 배포한 자료를 가지고 웹 2.0에 더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더 알아 보겠습니다. 시간 역순으로 자료를 들여다 보는 이유는 개념들의 뿌리와 창시자의 생각을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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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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