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K's Blog: Versioning Up the Web!
웹3.0 - 해당되는 글 1건
 

낚시성 제목을 한번 달아 보았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왜 웹2.0 이 중요할까?' 입니다.

어제 오늘 가장 많은 리퍼러가 spaceufo님의 "논점 Web2.0"의 포스트로부터 왔습니다. 덕분에 제가 만들었던 리스트가 중국어로 번역되어 무수히 많이 복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중국 블로고스피어의 규모도 실감하게 되었구요. 이 포스트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애당초 제가 그 리스트를 만들었던 것은 마침 그 즈음 다양한 (영어권의) 웹2.0 리스트를 정리해 보았었고, 자연히 우리도 하나 쯤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군요.^^ 여하간 그 리스트를 만든 이후에도 한국에서도 웹2.0 이라 불릴 법한 서비스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차곡차곡 메모해 두었습니다. 추후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넣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이게 또 이상한 키워드로 연결되면 안되는데...^^)

아무튼...

여전히 웹2.0의 개념과 그를 둘러싼 여러가지에 대해 다양하고 다른 의견과 생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람 따라 누구나 다른 생각, 다른 의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논의가 활발한 것도 매우 건강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태우님이 아쉬워 하시듯 웹2.0이 너무 '마케팅 피치'로 남용/남발되어 그 의미가 벌써 퇴색되고, 쉽게 하나의 트렌드로 치부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쯤에서 저도 다시 한번 웹2.0에 대한 생각을 기록해 보려 합니다. 공부가 더 진행된 후에 돌아보기 위해서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지금까지 조사한 것으로 이해하는 바, '웹2.0'은 (개념의 주창자인 팀 오라일리와 친구들이 누차 말하듯) 닷컴버블의 붕괴 이후 성공적으로 살아남아 번창한 기업들에 대한 '벤치마크' 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의 '주요 성공 요인(KFS: Key Factors for Success)' 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집단지성을 적극 이용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Harnessing collective intelligence)'을 비롯한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피하겠습니다. 다른 포스트를 참조하십시오.)

그러므로, '웹2.0이 없다' 라거나 '왜 웹2.0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하는 것은 '구글, 아마존, 위키피디어 등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 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웹2.0 기업의 예로 구글을 생각해 봅시다. 구글이 웹2.0 이라 불리는 이유는 우선 그 성공의 기반인 '페이지랭크'가 '집단지성'을 구현한 로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드센스가 (요즘 논란이 많지만^^) '롱테일'에 있는 광고주까지 참여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되돌아 가서, 구글이 다른 검색엔진 보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어떻게 결국 일인자가 되었는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가를 꼼꼼히 살펴보고 배워야 할 점이 없을까요? (구글의 기막힌 마케팅은 경영 전략상의 이슈이니 조금 제쳐두고) 웹기술과 그 철학,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KFS를 추출하여 다른 성공적인 인터넷 서비스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배울 점을 더 잘 개념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이전의 유사한 목적의 서비스/기능과 대비시켜 보면 더 명확해 지지 않을까요?

del.icio.us를 생각해 봅시다. del.icio.us도 사용자의 '북마킹'이라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행위를 온라인으로 가져오고, Tag를 통해 집단지성을 구현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기 때문에 웹2.0 서비스라 불립니다. 영어권에 수십 개의 서비스가 있는 소셜 북마킹이 한국에서 "아직" 잘 정착되지 않았다고 웹2.0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더더욱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bookmarkr.net의 노력을 비웃어서도 안됩니다. Hotmail을 따라한 Hanmail이 지금 무엇이 되었고, 이베이를 따라한 옥션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가 이미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덧붙이면, 제 생각에 아직 소셜 북마킹이 한국에서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MS가 쓴 "즐겨찾기"라는 메뉴명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즐겨찾기"를 "즐겨"찾기 이기 때문에 자주 방문 해야 할 사이트의 URL 레벨로 개념을 가지고 사용합니다. 그러나 '소셜 북마킹 서비스'에서 의미하는 '북마크'는 (참고로, Firefox는 bookmark라는 메뉴명을 씁니다.) 마치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중에 다시 찾아 보기 위해 책의 한 귀퉁이를 접어놓듯(dog ear), 어떤 사이트의 어떤 웹페이지, 또는 특정 블로그의 특정 포스트에 태그를 붙여 기록해 두는 것입니다. 즉, 적용되는 레벨이 틀립니다. 애당초 "즐겨찾기" 또는 "북마크"라는 메뉴를 어떻게 쓰느냐는 사용자 마음이니 결국 누구의 잘못도 아니긴 합니다만, 어쨌든 소셜 북마킹 서비스가 한국에 알려질 때 '즐겨찾기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라고 설명되면서 북마크가 즐겨찾기의 개념의 연장선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여하간, 북마크는 웹페이지/퍼마링크 레벨이며, 언제 다시 볼 지 몰라도 일단 기록해 두는 것이므로 훨씬 관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으며, del.icio.us는 이런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것은 마치 처음 사진을 뽑을 땐 앨범에 잘 메모해서 꽂아두지만, 사진이 점점 많아지면 신발박스에 한꺼번에 다 던져 넣어두고 사진 자체나 거기에 찍힌 날짜로 원하는 사진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사진의 배경이나 인물, 장소를 태깅해 두면 당연히 검색이 더 용이할 것 입니다. 또한, del.icio.us에서 태그는 집단지성을 구현하여 유사한 주제의 다른 좋은 웹페이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주기도 하고, 웹에서 현재 어떤 토픽이 화제였는지 쉽게 볼 수 있게도 해 줍니다(del.icio.us/popular, 물론 한국에서는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이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북마킹해가는 것을 RSS로 보내주어 나 대신 웹서핑해주는 사람들 공짜로 얻게도 해 줍니다.

또 다른 이유는 마케팅의 문제입니다.이런 개념과 사용 방법과 잇점을 누군가 지명도 있는 사람이 Jon Udell이 했던 것 처럼 설명 동영상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리면 del.icio.us 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텐데, 아직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이 없었습니다. 단지 PC방에서도 내가 즐겨찾는 사이트 목록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소셜 북마킹 서비스가 가진 더 유용한 가치를 잘 알릴 수 있다면 한국에서도 소셜 북마킹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펌질과 사이트의 단명등의 걸림돌도 있습니다.)


소셜 북마킹에 대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어쨌든, 우리가 인터넷 세상에서 꽤 앞서 있다고 해서, (위에 언급한 예들 외에도) 아마존의 참여의 아키텍처, 위키피디어의 정돈된 지식의 체계적인 집대성 등 팀이 언급했던 성공적인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회사들로부터 우리가 배울 것이 없을까요? 집단지성, 네트워크 효과, 롱테일, 참여의 아키텍처, 블로그, RSS, 태그, 페이지 메타포 등등. 그런 것들이 쉬운 말로 되어있다고 한 번 읽고 치워버릴 수 있을 정도의 개념들 일까요? 또는, 그 서비스, 기능, 기술의 근본에 있는 개념과 철학과 의미와 그것이 각광받게 된 문화적인 코드들을 제대로 연구해 보지 않고 한국에 적합한 서비스를 기획해 낼 수 있을까요? 한국의 여러 웹사이트에 장식처럼 걸려있기만 한, 제대로 구현되지도 사용되지 않는 태그구름들이 무언가를 의미하지 않나요?


물론, '웹2.0' 이라는 이름이 곧 벌어질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던가, 내 손에 쥐어진 따끈따끈한 신규 버전의 소프트웨어와 같은 뉘앙스를 줍니다. 그래서, 많은 신규 서비스들이 웹2.0 으로 포장하려 하기도 하고, 새로운 모든 것을 웹2.0의 범주에 넣으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반감도 조성됩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 하필 그 '벤치마크/KFS'를 '웹2.0'이라 명명한 것은 다분히 마케팅적인 목적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벤치마크/KFS를 모방하려는 경쟁자의 시도 또는 벤치마크/KFS를 다른 분야에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다 라는 자연스런 논리적 추론에 따른 예측의 의미도 있었을 겁니다. 당연한거지요. 누군들 성공한 기업에서 배우고 싶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2004년의 컨퍼런스 전후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일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데이빗 시프리는 자신이 고백하듯 구글의 페이지랭크를 모방하여 테크노라티의 블로그 검색을 만들었고, 이것이 대단히 성공하여 구글 블로그 검색보다도 우위에 있습니다. MS와 야후는 구글의 애드센스를 모방하여 유사한 광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del.icio.us는 수십 개의 아류 서비스를 낳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또 한번의 인터넷 버블이나 또 한번의 버블붕괴를 가져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2000년의 버블붕괴에서도 살아남아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웹2.0 기업들이") 있듯이, 그때에라도 또 살아남는 회사들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중엔 새로운 비즈니스/산업을 일궈낸 회사들도 있을 겁니다. 아마 그들은 웹2.0이 의미하는 KFS들 외의 다른 성공요인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이 시맨틱웹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될지 아직 알기 어렵습니다. (그럼 개념의 논리적인 흐름상 그것은 웹3.0이라 불러야 맞을 겁니다.^^) 어찌됐건 당연히 '웹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비용효율적인 방법으로 제공하는 회사가 살아남겠지요. 그것이 비즈니스의 기본 중에 기본이니까요. 다만, 그것조차 예측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웹2.0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되짚어 보면 산업화 이후 이 같은 과정은 신기술의 출현 이후 언제나 있었습니다. 라디오가 처음 생겼을 때도, 자동차가 처음 상용화되었을 때도. 이렇듯 버블의 생성과 붕괴가 필연적이고 반복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그 가운데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미국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가졌기에 그런 과정을 다 거쳐가며 발전을 이루고 또 지속해 왔을까요? 또, 산업으로써의 웹/인터넷 비즈니스라는 것이 지금 어떤 단계에 있을까요? 엉성한 차를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300개의 회사가 우후죽순 생기는 과정에 있을까요? 아니면 그들이 consolidation되어 3개의 브랜드만 남는 중에 있을까요? JIT를 앞세운 토요타가 경쟁자를 제치는 시장일까요? 아니면 하이브리드, 수소엔진, 연료전지 자동차가 막 나오는 시기에 있을까요?

이런 여러가지 의문 가운데에서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 성공한 회사의 KFS에 대한 개념을 (나름대로라도) 정립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고, 코앞의 일에만 매달리거나, 변화의 흐름을 무시하거나, 주변이 가는대로 그저 따라만 간다면, 결국 추세에 밀려 뒤따라가며 흉내만 내게 될테고, 그러다가는 웹3.0를 먼저 열 수 있는 기회같은 것을 박탈당하기는 커녕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고 생존하기 마저 힘들지 모릅니다. 그것이 경쟁전략의 일환으로 기존의 대기업에게 채택이 되건, 창업의 꿈을 가진 젊은이의 손에 쥐어지건, 웹2.0에 대한 단단한 이해는 지금의 경쟁자가 가는 방향과 취할 전략, 이미 시작된 미래에 전개될 비즈니스 환경을 아는 것이며, 내가 가야할 방향에 정하는 데 있어 중대한 참고자료입니다.

웹 2.0  |  2006/08/11 0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