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K's Blog: Versioning Up the Web!
 
친일사학자 이병도와 그 손자 이장무 서울대 총장 후보에 관한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을 적어 봅니다.

예전부터 우리의 진짜 역사는 내가 학교에서 배운 교과 과정의 설명과는 다를지 모른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단고기. 대쥬신제국과 치우천황의 전설. 만주와 요동, 대륙의 지배자였던 고구려와 연개소문의 역사, 그리고 아직도 중국에 남아있는 "까오리 방즈(고려 막대기)"라는 욕이 박달나무 몽둥이를 무기로 쓴 우리 조상에게 혼찌검난 한족의 두려움의 흔적이라는 이야기. 300만 대군을 자랑하던 고구려 유민의 행방의 미스테리와 발해의 이야기. 흑치상지가 검은 이빨의 중국 서남부 묘족이므로 고구려의 영토가 사실상 중국대륙 대부분이었다는 추정. 문맹률, 교역량 등으로 추산해 볼 때 7 세기의 세계최고 선진국은 통일신라였다는 주장. 난중일기에 나오는 지명을 중국의 동부 해안지방의 지명에 맞추어야 제대로 상황 설명이 된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그리고 토문강의 실제 위치로 본 간도의 조선 영토설 등 많은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면서, 점점 내가 배워 알고 있는 우리 역사가 맞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었습니다. (^^점점 링크가 게을러 집니다.)

그리고, (인문학도가 아니라 잘 모르긴 하지만) 36년간의 일제시대, 남의 손에 의해 진행된 근대화 기간에 우리 민족을 말살하기 위한 식민사관에 입각해 만들어진 역사서와 역사관을 그대로 답습하여 만들어진 재미없는 "국사 교과서"가 우리에게서 우리의 역사에 대한 흥미를 빼앗아가고, 어느 결에 우리 중에 패배주의를 심어놓은 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분개했었습니다. 더욱이 우리의 아이들 조차 나와 같은 전철을 밟을 거라고 생각하니 매우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제 목표 중 하나가 나중에 충분한 자본이 모이면 국사학도들을 후원하는 것이었습니다. 5-6명의 인원에 대해 일체의 연구 경비와 평생의 생계를 지원하여, 기존 학계의 학설에 얽매이거나 눈치보지 않고 독창적인 시각을 풀어 낼 일제시대 역사왜곡 전문가, 조선왕조실록 전문가, 고구려와 고려사 전문가, 삼국시대 전문가, 상고사 전문가를 차곡차곡 키워서 씽크 탱크(think tank)를 만들고, 이들이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젊은 세대에 맞는) 컨텐츠로 쉽고 재미있는 대중 역사서 시리즈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통일된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가지 비판은 있지만, 아무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시대별 로마/이탈리아 역사서가 서양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적수준을 끌어 올렸듯, 한국사에 대해 그 같은 역할을 해 줄 스타 사학자/사학자 집단을 만들어 후원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게 다 이루어지려면 세월이 많이 걸리겠지요.^^

그런데, 요즘의 제 관심 분야가 웹2.0이고, 그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집단 지성과 자유롭고 효율적인 의사소통 시스템 그리고 더 효과적인 컨텐츠의 보급 채널이니, 이 웹2.0의 방법론을 이용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한국사를 전공했거나, 한국사에 관심있는 블로거들이 모여서 블로그 롤을 만들고 각자의 블로그를 통해 (분야를 나누어) 한국사에 관한 컨텐츠를 생산/배포하고, 수집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컨텐츠를 축적해 간다면 어떨까요? 아니면, 위키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만약 그런 블로그 롤이나 위키가 생기고,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 준다면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목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가장 현실적인 문제 두 가지는 그러한 열정을 뒷받침 해 줄 경제적인 지원과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 일으킬 마케팅 전략일 겁니다.

경제적인 문제는 스타트업(Star-up) 같은 어프로치를 적용하면 어떨까요? 블로그에 모인 컨텐츠를 1-2년 후 부터 시리즈 도서로 하나 하나 출판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일정 부분은 추가의 연구를 위한 기금으로, 또 일정 부분은 가치를 창출한 사람들에게 분배해 주면 안될까요? 회사라면 이런 경우 수익 배분의 Rule of Thumb은 1/3은 주주에게, 1/3은 일한 사람에게, 1/3은 내부유보 입니다만. 아무튼, 로마인 이야기가 얼마나 팔렸는지 알면, 얼마나 팔릴 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겠군요. 그리고, 출판만이 유일한 매출모델은 아닐 겁니다, 제대로 된 스토리가 모인다면 흔히 말하는 One source multi use도 가능하겠지요.

아니면, 위키피디어처럼 기부금 펀드에 의존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공신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을테니, 이 경우도 블로그 롤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맞을 듯 하군요. 몇년 전 친일 인명 사전 편찬 사업에 보내준 국민 성금의 규모와 열의를 생각해 보면 그다지 불가능한 것 같지 만도 않습니다. 물론 자금 집행과 관리에 대한 투명성을 유지할 조치들이 있어야 겠지요. 회계법인과 team-up한다던가 하는.

그래서, 시간이 지나, 연구 조사와 블로깅 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그로 인한 경제적 보상도 따를 수 있게 된다면 활발히 참여할 아마추어 사학자부터 전문 연구가까지 다양한 사람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오픈소스 같은 풀뿌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준다면, 이미 이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시는 많은 블로거들이 원하는 바를 더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모든 것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한 다면 다 허사일 겁니다.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모아 두어봐야 정작 그것을 봐 주어야 할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격일테니 말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덕일씨나 김진명씨 같은 분이 구심점이 되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는, 이글루스나 티스토리같은 서비스업체가 주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도권 언론의 도움도 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치 독도 문제에 있어서의 반크나, 황박사 문제에 있어서의 브릭같은 역할을 할 수 있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대항논리나 실증 자료의 출처로 인용될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미 그런 역사학도나 재야 사학자의 커뮤니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정보화 하는 등 조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관에서 시작된 것은 학자들의 연구에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는 효율적이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일단 재미가 없으니까요. 그보다는 어느 정도 인생의 질곡을 경험한 재야의 역사학도들이 블로그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것들이 한데 모여 한국사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해석과 시각을 제공하고, 자정작용을 거치며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대중이 더 쉽게 접근할 만한 역사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단순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보다는 독특한 시각과 해석이라는 가치가 더해진 컨텐츠가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을 겁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활동 중이시긴 합니다만, 오픈소스의 풀뿌리 커뮤니티 같이 조금 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으로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누가 제공하기만 한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니치 메타블로그나 서비스형 블로그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이자 새로운 시장일 겁니다. 그래서 돈도 벌고 박종효 교수님 같은 분 도와드린다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뭐 그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고려의 왕족이 중국에 많은 왕씨였으므로 고려는 중화민족이 세운 나라라는 식의 터무니 없는 동북공정의 논리들이 세월이 지난 후에 어처구니 없이 정설로 자리잡는 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피곤하다 보니 오지랖 넓게 별 생각이 다 드는군요.
웹 2.0  |  2006/06/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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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악동
2006/06/22 13:56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한국사 위키를 만드는데 한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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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4 01:40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바로잡아야 할 역사'라는 다음 까페에 한번 들러보세요..
http://cafe.daum.net/realhistory
요즘은 활동이 좀 정체된 느낌도 들긴 하지만, 예전 글들 읽는 재미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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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1 19:53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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