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판
del.icio.us를 표방한 소셜 북마킹 서비스인
Bookmark.net을 들여다 보고 두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1. 조금 살펴보니, 미니 채널은 개인정보를 다 내 주어야 하는 네이트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사용해야만 하고, 딜리셔스 같은 간편한 브라우저 플러그 인 북마크 추가 버튼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Bookmarkr는 이름도 e가 빠진 것이 웹 2.0의 유행을 따르고 있고 (이름은 .kr 도메인이 시작되면 bookmar.kr로 해도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계정등록도 실명인증 같은 것 없이 간단하며, 브라우저에 붙이는 (정확하게는 연결 폴더에 넣는) 플러그인 버튼도 제공합니다. 둘 다 웹 2.0의 도구인 태그를 사용하긴 합니다만, 미니 채널보다 Bookmarkr가 더 "web2.0ish" 한 것 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Bookmarkr의 블로그에 따르면 2006년 4월 9일 서비스를 개시했으니, 4월 13일 공식 런치한
네이트 미니채널보다 4일 먼저 시작했군요. 한국 최초의 소셜 북마킹 서비스가 맞습니다. 그런데, 전혀 공식적으로 다루어지지도, 잘 알려지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4건의 검색결과가 나오는데, 그중 3개만 연관 있는 것이고 그나마 네이버 블로그의 게시물입니다.
네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7건이 나오는데, 통에서 3건 웹페이지에서 4건입니다.
에효. 역시 새롭고 좋은 서비스를 개발해도 사람들에게 알리기가 쉽지 않은 한국의 웹 비즈니스 환경입니다.
2. Bookmarkr에서는 "북마크"라는 개념이 조금 어긋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북마크가 사이트 레벨에서 되어 있습니다. 웹 페이지의 URL이 아니라 사이트 URL들이 "북마크"되어 있더군요.
del.icio.us 보다 더 북마크의 속성을 잘 나타낸 소셜 북마킹 서비스의 이름은 IBM이 개발한
Dogear 일 겁니다. 책의 한쪽 뒤퉁이를 접어서 표시하듯 (이걸 영어로 개 귀,
dog-ear 라고 하지요), 웹사이트에 표시를 해준다는... "북마크"를 책에 끼워 넣는 것도 같은 목적이겠지요. 나중에 다시 찾아볼 때 편하라고.
야후가 처음에 웹사이트 리스트를 만들던 시절에는 아마 "사이트"가 정보가 저장된 기본 단위의 개념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후 웹이 발전하면서
페이지 메타포라는 개념에서 "웹페이지"가 정보의 기본단위로 인식됩니다. 이 "웹페이지"에 마치 책의 책의 페이지처럼 "북마크"를 삽입해서 관리하고 공유한다는 것이 소셜 북마킹의 모델 일텐데, Bookmarkr에 있는 대부분의 북마크들은 마치 그룹별로 모아둔 "디렉토리" 같습니다. 다시말해 서고 같은 것이지요. 사이트는 2.0인데, 내용물은 아직 1.0인 듯.
이것은 아마 한글 브라우저에 있는 "즐겨찾기"라는 메뉴의 개념을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 레벨로 가지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IE 영문엔 "My Favorites" 라고 되어 있나요? 아님 "Favorites"? 파이어폭스에는 Bookmarks라고 되어 있는데.
웹 2.0은 페이지 메타포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페이지에 북마킹을 하는 것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 콘텐트에 북마킹을 해야 할 겁니다. 예를 들면, 이 포스트를 북마킹 하고 싶으면 위의 주소창에 있는 이 포스트가 들어있는 웹페이지 URL이 아니라, Permalink를 북마킹 해야 합니다(이 포스트의 끝에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만일 제가 페이지당 보여주는 포스트의 갯수를 바꾸었을 때 페이지 링크에서는 나중에 이 포스트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이 다시 찾아보기 쉽게 하기 위해 북마킹 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소셜" 북마킹의 장점은 그것이 검색엔진의 인간형 버전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찾고자 하는 분야에 관심있는 다른 사람의 북마크를 (태그를 통해) 들여다 보면, 검색엔진에서 찾는 것보다 더 쉽게 원하는 고급 정보를 찾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시는지",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는지" 구분 못하는 검색엔진이 키워드로 모든 웹페이지를 뒤질 때, 사람들이 양질의 정보만 미리 모아 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사람이 손대야 한다면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라는 원칙을 가지고 모든 것을 자동화하려는 구글도 지난 10일 발표한
구글 Co-op을 보면, 역시 사람들의 집단 지성을 이용하여 검색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소셜 북마킹이 웹 2.0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이유는 태그라는 기술적 요소보다 그것이 P2P와 같은 창조적인
참여의 아키텍처를 구현했기 때문일 겁니다. 노래를 내려받는 개인적인 행위가 전체 시스템/네트워크의 가치를 증가시키듯, 내가 다시 찾기 쉽게 하기 위해 북마킹을 하는 행위가 전체 시스템/네트워크의 가치를 증가시켜 줍니다. 집단 지성이 만들어 지는 것이지요.
웹 2.0은 모든 것이 너무 많은 시대의 기술입니다. 정보의 산더미 속에서 더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유용한 툴을 미니채널의 경우 신변잡기나 재미있는 것의 "퍼뮤니케이션"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것 같아 아쉽움이 잇습니다. 대중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니, Bookmarkr.net도 분발하시고 사람들에게 이 유용한 툴을 더 잘 알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