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다른 글의 덧글에서 마잇님, 몽양부활님을 비롯한 여러분이 말씀하셨듯 우리의 현대사는 정말 다이내믹합니다. 지난 약 100년 안에, 특히 해방이후 약 60년간 한 국가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일이 다 일어났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것도 매우 압축해서.
산업혁명, 농업혁명, 정보화혁명, 전쟁, 쿠데타, 군사독재, 좌우이념대립, 민주화 항쟁, 내전(혹은 국지전), 분단, 피식민지배, 다른 나라 전쟁에 참전 또는 파병, IMF 금융위기...
식민지배와 통일 빼고는 다 해본 것 같군요.^^
50년전 한국전쟁 직후의 우리는 지금의 이라크 보다 못한 현재의 아프카니스탄 정도의 상태였을까요? 이라크는 석유라도 있지,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없지 않았겠습니까? 세계 최하위 수준의 1인당 GNP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요? 영국에선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자생하길 바라는 건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가 피는 걸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물론 그들이 뭐라건 상관없는 겁니다. 원래.)
6.25 이후 압축된 개발과정을 겪은 우리는 그 빠른 전개로 인해 기간별로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가진 세대들을 탄생시키게 된 듯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조부모님과 같이 일제시대를 거치신 분들은 마치 지금의 동티모르나 아프카니스탄 사람 같은 경험을 통해 사고체계를 형성했을 것이고, 우리 부모님 세대는 60-70년대 개발기에 전성기를 보내며 지금의 베트남이나 중국 사람같은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뭐 우리가 중심이라 생각해야 하니까 한국사람이라고 보고 ^^, 우리보다 어린 세대는 우리보다 더 선진국인 나라, 예를 들어 미국사람과 같은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 사람들을 한 집에 몰아 넣고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세대간에 말이 통하기 어렵겠지요.^^ 그리고 부작용이 많을 수 밖에 없겠지요. 또한, 세대간에 해줄 수 있는 충고가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다른 세대가 속한 세상이 어떤 것인지 모르니까요. (거기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각 개인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연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군사독재하에서 강요당한 억지 자긍심 부양에 대한 반작용이었는지 우리는 한동안 낮은 자존감을 지닌 채 살아왔습니다.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를 우리가 만들었고, 최초의 철갑선을 우리가 만들었다고 아무리 배워도, 60빌딩이 63빌딩으로의 둔갑한 이유 같은 것을 알게 되면 자조할 수 밖에 없었지요. 국가의 홍보와 달리 해외에 나가보면 너무나 초라했던 한국에 대한 인식의 현실에 좌절하며, 세계 속에서는 한 구석에 웅크린 모습으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뭐 인과관계가 좀 떨어지긴 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마치 다국적군의 모습으로. 우리는 철강, 조선, 토목, 자동차, 반도체, 온라인 게임에서 세계 1-2위를 다툽니다. (최근에 여기에 대한 TV 광고도 있더군요.) 이중엔 남들이 시작한 것을 추월한 것이 있고, 우리가 시작하여 일구어 낸 것도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가, 잠재력이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이만큼 이루어 왔듯 앞으로 또 어떤 일을 해낼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은 지금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요. 헨리 리어든 처럼... 힘냅시다!
뱀다리: 계속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풀어놔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Fact verification도 안되었고, 맞는 논리인지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을. 뭐. 이게 블로깅이겠거니 합니다. 너무 꾸짖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