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마운틴 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기자회견(Press day) 웹캐스트를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공유해 볼까 합니다.
오전 9시 30부터 시작된 기자회견의 순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Google Inc. Press Day - Agenda
---------------------------------------------------
9:30 am
Welcome: Elliot Schrage
9:40 am
How We’re Doing and Where We’re Going: Eric Schmidt
10:10 am
A Search Technology Overview: Alan Eustace
10:30 am
Be Global, Act Local: Omid Kordestani
11:00 am Break
11:25 am
Innovation: Many Shapes, Many Sizes: Jonathan Rosenberg, Marissa Mayer
12:15 pm
Executive Q&A: Eric Schmidt, Sergey Brin, Larry Page
1:00 pm Lunch
오프닝 세션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몇 가지 재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ZD넷의 기사 "구글, 검색 기술의 왕좌를 노린다"를 보시면 (그런데, 지금도 이미 구글은 검색기술의 왕 아닌가?) 이 오프닝 세션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만 제가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1. 구글은 "Systematic innovator at scale" 이다 (라고 구글의 정체성을 정의합니다).
2. 올해는 급격한 성장의 숨을 고르는 체계화(Systemize)의 한 해가 될 것이다.
a) 의사 결정 아키텍처 같은 내부 시스템을 다질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나중에 Q&A 셋션에서 한 기자가 그럼 관료주의화(Beaurocratism)와 어떻게 다르냐고 물었다가 약간 개무시를 당합니다.^^ 민망하게.)
b) 검색 품질 향상에 주력할 것이다. (최근에 구글이 호주의 Orio라는 젊은이가 만든 Orion이라는 검색엔진 회사를 인수한 것과 맞물려 들어 갑니다. 그 녀석은 이제 돈방석에...27살 인가 그렇던데.)
3. 야후와 MS와의 격화되는 경쟁환경에 대해서는 a) 검색을 더 잘하는데 리소스의 70%를 쓰는 회사는 우리 뿐이다. b) 시장이 더 커지면 오히려 더 좋은 것 아니냐? 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5년전 에릭이 노벨에서 구글로 옮기면서 더 이상 MS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에 와서 너무 좋다고 했었는데... 이제 굉장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Q&A 세션에서 쿠에로(Quero, 프랑스 주도로 유럽에서 착수한 검색엔진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니까, 그것도 같은 논리아니냐고 가볍게 면박주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4. 구글은 정보통신 산업(IT Industry)이 아니고 정보 산업(Information Industry)에 있으며, 정보 산업에서는 파트너링(Partnering)이 혁신에 매우 중요하다. 이베이와 AOL과 협력을 강화해 갈 것이다. 그리고, 웹 2.0의 경향에 발맞추어 구글은 앞으로도 사용자가 정보를 창조하고, 기억하고, 공유하는 것을(Create>Remember>Share) 도울 것이다.
위키피디어에서도 말하듯, 정보 산업이란 것은 웹 2.0 처럼 아직 논의가 진행중인 개념입니다. 지식 산업과는 어떻게 다른지, 정보 산업에서 승자가 되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아직 모호합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아직 더 공부가 필요하겠습니다.
5. 추후 5년 동안은 Serendipity,("tells me what I should be typing"이 에릭이 묘사한 유일한 말인데, 아직 정확히 뭔지...)의 개발과 검색의 개인화 부분, 그리고 동시 번역(Simultaneous Translation), OCR, Mobile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합니다.
6. 구글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More search -> more users -> more ads -> more innovations (in search) 로 연결되는.그리고 이것은 무한히 계속 될 수 있다 (scale to no boundary, limitless growth model). 적어도 당분간은.
두 번째 기술부분 SVP인 앨런 유스태스의 구글의 검색 기술에 관한 세션과 (그나저나 앨런은 큰일났다. Orio를 검색 총 책임자로 만든다는 소문이 있던데...) 세번째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인 오미드 코데스타니와 유럽, 아시아 시장 책임자들이 나온 세션은 그저 그랬습니다. 역시 그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조나단 로젠버그와 마리사 메이어의 네번째 세션이었습니다.
1. 조나단은 구글 뉴스 초기에 래리에게 에디터를 고용하여 더 잘 정리된 자료를 소비자에게 보여주자고 했더니 래리가 "No. Manual Solutions won't work. Moreover, engineers will not work then" 이라고 했다며, 사람 손이 가야하면 그건 뭔가 잘못된 거라는 구글의 원칙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구글의 70:20:10 원칙에 대해서도 멋진 슬라이드로 설명 했습니다.(슬라이드 보기)
2. 마리사는 구글의 신제품 개발 철학에 대해 "Innovation, Not Instant Perfection"이라고, 자신의 주문(Mantra)은 "Launch early and often"이라고 했습니다. 그 예로 구글 툴바와 데스크탑, 구글 비디오의 업데이트 시계열을 차트로 보여주는데, 구글 비디오의 경우는 05년 2월의 처음 버전엔 심지어 비디오가 재생도 안되는 것 이었더군요. (그냥 캡션과 캡쳐 사진만 있는 거 였는데 그걸 구글 비디오라고 했다니...) 하지만 05년 6월 재생(Playback)이 가능하게 되고 드디어 06년 1월에는 비디오 스토어로 발전하여 1년도 안되는 기간에 완전한(Full-fledged) 서비스가 가능했졌고 그걸 이룬 건 완벽하지 않아도 일찍, 그리고 자주 런치하는 구글의 철학이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3. 또, 구글의 제품 개발에 대한 철학의 또 하나로 "Unexpected Innovation"을 설명하며, 구글 맵스의 오픈API와 매쉬업, Worldwide Digital Warehouse(구글 어스의 3D Sketch up), Personalized Home의 API 공개로 외부에서 개발된 서비스들, Desktop SDK로 12살 짜리 아이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구글이 API와 리소스를 개방하자 소비자들이 그걸 이용하여 재미있어 보이거나,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 결과 더 높은 충성도의 고객층이 형성되는(locked-in되는) 연쇄 반응을 잘 보여 줍니다. 당연히 이것은 구글의 커다란 경쟁우위로 작용하며, 결국 경쟁자인 MS, 야후도 따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걸 뻔히 보면서도 왜 한국의 포털이나 여타 서비스 업체들은 아직도 열지 못하고 있을까요? 자신들이 먼저 열고 구글이 미국에서 시장을 장악한 방법을 그대로 복제하여 구글의 본격적인 진출을 대비하는 것이 낫지, 정작 구글이 한국시장에서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 시작할 때 마지못해 따라 열게 되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네이버 오픈 API요? 그걸로 뭘 할 수 있나요? 왜 한국에서는 매쉬업이 지리멸렬할까요? 개발자들이 게을러서요? 과연?)
여하간, 다들 아시다시피 구글은 4가지의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서명덕 기자님도 잘 써두셨습니다만, 저도 한 번 나름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구글 트랜즈(Trends): 구글의 Zeitgeist에 있는 정보를 가공하여 더 보기 좋게 했군요. 지역별 시간대별로 검색에 대한 트랜드를 보여 줍니다. 변곡점에 대한 관련 기사를 보여주는 기능도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마케터 들에게는 매우 훌륭한 도구가 되겠습니다.
웹2.0을 검색해보니 데이터가 너무 적다고 안나오는 군요. 대신 Web 2.0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역시...
지난 만우절에 누군가가
www.googlecircle.com 이란 농담 사이트를 만들어 화제가 되었더랬습니다. 지역이나 직장, 기관별로 어떤 검색어가 가장 많이 구글에 보내지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라고 주장했는데 아마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서 구글 트랜즈를 만들었는지도^^.
여하간 구글 써클에서 찾아보면, 백악관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대량살상무기", MS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검색어는 "Jobs at Google",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건 "제트기 클리닝 서비스"라고 나온답니다. 작년에 구글 창업주가 친구들하고 놀러갈 때 쓰려고 보잉727을 구매했던 것을 비꼰 거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닫혀있습니다. 구글의 올해의 농담이었던 구글 로맨스 보다 이게 더 재미있었는데...블로거들에 따르면, 구글에서 구글써클 만든 사람에게 이메일 보내서 사이트 내리고, 도메인 내 놓으라고 했다는데...구글. 악하지 말자는 어떻게 된거지? 앗. 이야기가 다른 데로 좀 샜습니다.
2.
구글 데스트탑 V4: 가장 눈에 띄는 것 Gadget입니다. (개짓? 犬짓?) 야후 위젯처럼 데스크탑에 띄워 놓고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인 이것은 (
팀 오라일리의 정의에 따르면) 페이지 메타포를 벗어난 것이고, 넷 애플리케이션이니 정확히 웹 2.0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당연히 API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Drag&Drop 미디어 플레이어와 꽃병이 마음에 들더군요. 또한, 구글 캘린더를 데스크탑에 연동시킨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내용상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은 Recommendation Engine 이었습니다. 제가 특히 관심있는 분야이니 만큼 시간을 가지고 찬찬히 더 들여다 봐야 겠습니다. 이 추천 엔진은 구글의 개인화 홈과도 연동된다고 합니다.
3.
구글 코압(Co-op): 구글 코압은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람에게 의존하는, 즉 집단 지성을 활용한 검색기법으로 보입니다. 에릭이 서두에 말했듯 지식 산업에서의 파트너링의 중요성에 따라, 파트너나 사용자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검색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구글 코압의 목적이랍니다.
구글 코압에는 두가지 기능이 있는데, 우선 "Subscribed links"는 자신의 계정으로 로그인 하여 구글 코압의 디렉토리에 있는 사이트들에 subscribe하면, 검색 결과 페이지의 제일 상단에 "Subscribed Links" 박스를 표시해주고, 거기에 가입한 사이트에서의 검색결과를 우선 보여주는 것 입니다. 즉 자기가 찾는 검색어를 우선 검색하고 내용을 추출할 사이트/DB를 분야별로 지정해 두고 쓸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맞춤 검색의 초기 단계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인 "Lable URL"은 웹페이지의 주소에 레이블을 붙일 수 있는 (굳이 태그라고 하지 않고 레이블이라고 하더군요) 기능입니다. 이것은 del.icio.us에 대한 구글의 대응일 겁니다. 사실 구글 툴바 3에도 이 기능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에는 자기가 URL을 보관한다는 개념이 더 강했다면, 지금은 del.icio.us 처럼 다른 사람의 관심사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다는 개념에 더 가까와 진 것 같습니다. 레이블들로 Vertical grouping을 만들고 그걸 먼저 보여주어, 두번째 세션에서 앨런이 말했던 문제인 재규어를 찾을 때 동물 재규어인지 인간 재규어인지를 사용자가 구분하게 하여 검색 품질을 높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기능은 앞서 언급한 Manual approach 일텐데, 그걸 내부에서 안하고 사용자에게 떠넘겼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I'm Feeling Lucky!"를 누르면 원하는 것을 한번에 찾아 주겠다는 구글의 궁극적인 목표나 구글의 자동화에 대한 원칙과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Q&A 세션에서의 질문에 마리사는 Pragmatic approach라고 하고 넘어가는 군요.
또 한가지, 코압은 찾아서 쓰기에도 그닥 직관적으로 편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은데다, 개념적으로도 추상적이라 나중의 Q&A 세션에서 시카고 트리뷴의 기자가 그럼 구글이 소셜 네트워킹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거냐고 물었다가 면박당하기도 했습니다.
4. 구글 노트북 (다음주 출시
www.google.com/gn): 편하게 웹 상의 내용을 스크랩하여 자신의 계정에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입니다. 플러그인과 웹페이지로 구성될 것 같습니다. 스크린 샷 사진 18장이 플릭커에 올라 있으니 한 번 둘러 보십시오. (
플리커의 사진보기)
전반적으로 구글의 신제품들은 웹 2.0의 경향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진 Q&A 세션에서 구글의 리더쉽 그룹은 어쨋든 구글은 검색회사고 검색 품질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큰 주안점이 있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사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미시간 출신의 래리가 더 우크라이나 사람같이 보이고 (목소리나, 외모나),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르게이는 전형적인 미국 똘똘이처럼 보입니다. 여하간 이들의 대단한 자신감을 볼 수 있는 것이 일본 기자들이 연거푸 왜 일본에서는 죽쓰고 있느냐고 물으니, 그만 하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대답하고, 에릭은 기자들은 전반적으로 MS와 구글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려고 하지만 구글은 결국 내 갈길을 갈 뿐이다, 여러가지 전략이 독립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며, 하나 이상의 승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LA Times의 기자가 "구글은 정보와 경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왜 우리는 애플이 공개하는 iPod 판매대수나 이베이의 경매 건수 같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구글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냐?" 라고 질문했을때 "우리가 앞으로 뭘 하려고 하는지 이야기 해주는 게 투명성이다 우리를 믿어라" 라고 대답할 때는 조금 도가 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클로징 멘트로 에릭이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합니다.
자신이 5년 전 인터뷰 하러 갔을 때 래리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말합니다.
래리: "우리는 100 billion dollar company가 되겠다"
"....."
에릭: "매출액 기준이냐 아니면 회사가치(valuation) 기준이냐?"
(래리와 세르게이 어리둥절하며 서로 돌아보더니)
래리와 세르게이: "It doesn't matter!"
에릭의 생각:'똑똑한 줄 알았더니, 이런 간단한 개념 구분도 못하는 멍청한 창업주였단 말인가!'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모든 임원진에게 같은 트릭을 썼었답니다.
여하간 이미 구글은 시가총액(market cap) 100 billion dollar company가 넘는 회사가 되었지요. 아...부러워라.
플릭커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
런치셋업 사진보기), 구글 플렉스 좋군요. 부디 실리콘 그래픽스의 저주를 벗어나서 좋은 회사로 남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