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6일 15시 26분 마가린(mar.gar.in)을 여러분께 소개한지 벌써 36시간이 넘었군요...
너무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너무나 많은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벌써 마가린을 "비벼드셔시는" 분들이 300명을 한참 넘어서는군요.
설명서를 만들어 주신 분도 계시고,
격 려 의
말 씀 을
해 주 신 분 들도 계시고, 벌써
벌레를
잡아 주신 분들도,
개선해야 할 점을 일러주신 분도 계시고,
마가린 링크롤을 만들어 주신 분도 계시고,
마가린의 굴욕^^을 알려주신 분도 계시고,
이스터에그를
찾아낸 분들(그래도 아직 다 안들켰습니다.ㅎㅎ)도 계시고,
걱 정 과
염 려와
당 부 의
말 씀 을 전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한 정말 많은 분들께서 덧글로 마가린에 호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상 유래없이 길었을 FAQ를 정말로 읽어주신
분 들도 계셨습니다.^^
덕분에 한 동안 올블 메인의 각 세션 마다 모두 마가린 관련 포스팅들이 걸려있기도 했었고, 인기태그의 포스트 링크 4개가 모두 마가린 관련 포스트로 채워지기도 했었습니다.
마가린의 취지에 공감하신 분도 공감하지 못하시는 분도 모두모두,
정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팀 오라일리는 집단지성이 뭔지 알려면 블로고스피어를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가 제대로 발현되기 위한 조건으로 아래의 4가지를 꼽았습니다.
- 다양한 의견(Diversity of Opinion): 물론 다양하다는 것이 어떤 것이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 개개인의 독립성(Independence of members from one another)
- 탈중앙집중화(Decentralization)
- 의견을 종합할 좋은 도구(A good method for aggregating opinion)
말씀드렸듯 마가린은 집단지성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 종일 블로고스피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가능한한 제 블로그의 덧글에만 답하며..개개인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의견을 귀를 열고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좋으신 의견 정말 잘 들었습니다.
특히 몇몇분께서 걱정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서 몇 자 적습니다.
"이미 경쟁서비스가 많은데 어쩔 것이냐?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받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왜 gmail을 써서 신뢰도를 떨어뜨리냐? 하루아침에 서비스 중단하면 나는 어쩌란 말이냐? 어떻게 대놓고 딜리셔스를 따라할 수가 있느냐? 딜리셔스 따라하기보다 그 시간에 세상에서 처음 보는 어떤 걸 고민해서 만드는 게 어떠냐? 이거 실험이라 그랬으니 니가 알고 싶은 거 다 알고 나면 끝내라. 이걸로 돈 벌 생각하면 나한테 죽는다.^^"
지금의 마가린은 만약 딜리셔스가 내일이라도 한국어 버전을 만들어 내면 아무런 존재의의가 없어질지 모릅니다. 게다가 마가린은 아무런 사용자를 붙잡아둘(lock-in하는) 장치가 없습니다. 언제라도 내 북마크를 다 꺼내어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갈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시작부터 회사란 플랫폼에 얹는 것은 조금 우스운 일이지요.^^ 혹시 정말 혹시 마가린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더라도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드리거나 한동안 공지를 해서 저장해 두신 북마크를 잊지않고 다 다운로드하실 수 있게 할 것입니다.(bookmark.html형식이니 다운로드 하셔봐야 수백kb도 안될 겁니다.^^) 그건 당연한 도리이지요. 여튼 소셜 북마킹 서비스 시장은 그런 곳입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언제라도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거나 그냥 '소셜'이 없더라도 내 즐겨찾기를 쓰면 됩니다. 막말로 까짓거 태그 없으면 어떻습니까? 내가 폴더 분류만 잘 해놓으면 되지.^^ 저라도 그럴 겁니다.^^
마가린에 저장하시는 북마크는 정말 몇 줄 안되는 텍스트 데이터입니다. 그 몇 줄 안되는 데이터에 사용자의 의도가 들어가고, 취향이 들어가고, 관심사가 들어가고, 그것들의 시계열이 생깁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마가린은 이메일 인증만을 사용합니다. 그 외에 개인을 파악할 어떤 장치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라도 원하면 사용자가 마가린과의 링크를 끊어 버릴 수 있습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에 대해 제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또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제 블로그를 여태 봐오신 분은 다 아실겁니다.
여튼 그러므로 마가린에선 한 사람이 간단히 여러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타인이 보기만 해도 나인지 알 수 있는 아이디를 썼다면, 그것으로 저장하고 친구에게 보내 줄 북마크와는 별도로, 타인이 눈치채지 못할 아이디를 만들어 나만의 북마크를 따로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다중인격자가 아니라도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페르소나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 자유도를 보장해 줄 만큼 유연한 플랫폼이어야 하니까요.
마가린은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어쩌면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정리하고, 기록하고, 공유할 줄 아는, 그런 습관이나 습성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일지 모릅니다. 그런 분들을 더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일 겁니다. 여태 들여다 보고 생각해본 바에 따르면, 소셜북마킹 서비스의 가정은 '사람은 선하다' 인 듯 합니다. 물론 다른 가정위에 만들어진 소셜북마킹도 있긴 하지만 역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마킹은 매우 개인적인 행위인 만큼, 그 만큼 유연하고, 자유도가 높은 서비스 라야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를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물론 언젠간 스팸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또 그 나름의 대응책을 강구해야겠지요.^^
마가린에선 누구나 다른 사람의 "공개된" 북마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워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에게 의미가 있는 북마크라면 내 북마크로 저장하는게 좋습니다. 즉 '내 관심사'나 '친구들의 북마크', '받은 북마크'에 저장된 북마크는 내 것이 아니므로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릅니다. 그걸 클릭 한 번으로 "나한테" 의미있는 태그를 붙여 (안붙여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내 북마크로 저장해 두면 언제까지고 내 것이 됩니다. (물론 링크가 깨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 과정은 매우 단순하고 간단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붙인 태그를 억지로 끌고 오지도 않습니다. 그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태그 입력창의 아래에 "(원래 저장한) xx님이 사용한 태그"라고 보여드리고 선택하게 합니다. 태그의 입력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태그를 필수 입력으로 하여 억지로 붙이게 하면 아무렇게나 친 의미없는 단어나 너무 일반적인 단어가 태그로 붙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것은 원하지 않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집단지성을 구현하기 위한 세세한 디자인이고 그것 하나하나의 원칙을 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눈에는 잘 안보이지만 처음부터 딜리셔스와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기에 이래야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기능이나 설명은 처음부터 바꾸었습니다. 가입하기의 마가린버튼 설치 동영상이나, (자포드님의 목소리 괜찮았나요?^^) 몇몇 설명과 에러메세지, 특히 도움말은 거의 다 완성해 놓고도 소셜 북마킹의 철학을 반영한 구조로 다시 만드느라 막판에 완전히 갈아엎었기 때문에 아직 링크가 많이 안걸려 있습니다. 저도 또 우리 팀도 바보가 아닌데 왜 이런저런 개선안이나 아이디어가 없었겠습니까? 개발을 완료해 놓고도 다수의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것인지 알고 적용하기 위해 장착하지 않은 모듈도 있고, 고민하며 논쟁하다 마지막 순간에 결국 딜리셔스와 같이 가도록 바꾼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그 입력창의 입력 방식도 공개 전날까지는 태터와 같은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태그와 폭소노미에 대해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해 보았고, 한국사람이 태깅을 잘 안하는 이유와 그에 따른 보완책들을 꽤 생각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딜리셔스와 똑같이 만들기로 했습니다. 말씀드렸듯 어떻게 되나 보려구요. 어떤 분은
딜리셔스의 단순함을 좋아하고, 동시에 또 어떤 분은 딜리셔스를 답답하고 빽빽하다고 느끼니까요. 이유야 어찌됐든,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어떤 것이 원인이건간에 결국 팩트는 딜리셔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지 않겠습니까?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여튼 딜리셔스를 따라했더니 현재 마가린의 인터페이스가 역시 쓰기에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딜리셔스에 익숙한 분들은 잘 사용하시고 계십니다만... 저도 처음에 딜리셔스를 사용했을 때는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정보를 볼(retrieve) 수 있는 건지 막막했었습니다. 게다가 영어로 되어 있으니... 하지만 링크가 걸려있는 텍스트 하나하나를 찬찬히 눌러가며 그 의미를 이해해가며 써보니 오래지 않아 매우 가치있는 서비스임을 깨닫게 되었고 익숙해 졌습니다. 비록 지금은 마가린이 (오랜 시간을 공들였더라도) 단지 딜리셔스를 매끄러운 한글로 바꾸어 둔 형태이지만,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해 둔 많은 개선안과 여러분이 주실 피드백을 합쳐 결국 "한국형", 즉 "한국인이 쓰기에 편리한", "한국인에게서 제대로 집단지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서비스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그건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지요.^^
사용자를 무슨 베타테스터로 아느냐. 버그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영구적 베타에 대한 지적은 매우 유효한 아규먼트입니다. 하지만 흠결 없는 서비스만 공개할 수 있다고 한다면 프로그래머대 테스터 비율이 높은 돈 많은 큰 회사만이 신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래도 현실에선 1달이 멀다하고 윈도우즈 패치가 올라오지요.^^ 버그없는 프로그램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구글은 자본도 많으면서 잘도 그렇게 하는 군요.^^a) 버그를 함께 찾는 것도, 개선안을 논의하고 반영하는 것도 다 함께 재미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일종의 집단지성의 힘이라고 보았습니다. 물론 이것마저 요즘 유행어 대로 시니컬하게
'삽질의 사회화 이익의 사유화' 라고 하신다면, 드릴 말씀이...^^좋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는 댓가가 어떤 걸까요? 그것이 무료로 남아 있을 수 있게 사용자는 어떤 일을 도울 수 있을까요? 만약 정말 아무런 도움이 없다면 모든 서비스는 결국 무료로 제공할 힘이 있는 독점사업자의 손에 떨어지고 말겁니다. 그리고 그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는 명약관화 하지요. 다른 무엇보다 소비자 선택권의 제한이란 천성(nature)이 독점의 가장 나쁜 점입니다.
말씀드렸듯, 마가린에 저장되는 데이터의 사이즈는 아주 작습니다. 따라서 마가린 서비스를 운용하는데 그렇게 대단한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하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 혹시 깨진 링크에 대해 캐싱을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면, 또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때때로 많이 깨지는
핫리스트에 썸네일을 자체로 모아야 한다면, 아니면 너무나 많은 분이 사용해 주셔서 저희가 가진 환경에선 트래픽이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그때는 지금의 제가 실험으로써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자본과 힘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 봐야겠죠. "거봐! 거봐!"라고 말씀하신다 해도 솔직히 지금 드릴 말씀이 그것 밖에는 없네요.^^
서비스는 그 담당자가 없으면 바로 죽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어제 당장 간단한 거지만 하나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두 개 이상의 PC에서 마가린을 쓰려면 마가린버튼을 재추가해야 하는데 딜리셔스는 그걸 찾기 쉽지 않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당연히 저희도 그랬죠. 이건 첨부터 저희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었던지라 이 문제에 대해 피드백이 들어오자 바로 도움말의 제일 위에 마가린버튼 추가 페이지의 링크를 달고 공지사항에 올렸습니다. 간단한 거니까요. 그런데, 메인화면에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고민 중에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벌레잡기 놀이가 있었습니다. 공개하기 전에 거의 사흘을 날밤을 새고, 어제도 새벽까지 트래픽을 쳐다보았더랬는데 소두마빈님은 피곤하지도 않은가 봅니다.^^ 여전히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코를 킁킁거리고, 떡진 머리를 긁적이며 벌레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가린 최신북마크에는 계속 '방금' 만든 북마크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 잘 쓰십시오. 저희도 열심히 개선해 나가겠습니다.